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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출판일상

[편집자노트] 책만들기 마무리, 감리 보러 파주인쇄소에

[편집자노트] 책만들기 마무리, 감리 보러 파주인쇄소에



연초에 작가님을 처음 만나서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 얘기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흘러 어느덧 끝이 났다. 그동안 작가님은 일본여행을 다녔던 기록들을 모아 원고를 써내려 갔고, 일러스트를 계속 요청해서 그림을 새로 그렸고, 콘셉트, 분량, 제목 등을 논의하면서 책을 만들어나갔다.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정도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 사이에서 마감을 할 수 있었고, 그 마지막 과정으로 파주인쇄소에 들러 원하던 색을 맞추기 위해 감리를 보러 갔다. 일러스트에세이여서 아무래도 색감이 중요했다. 몇 번 샘플본을 뽑으면서 색을 잡아나갔는데 확실히 느낌이 조금씩 달라져 보러 오길 잘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들른 파주인쇄소여서 반가웠다. 인쇄소에 올 때면 기분이 좋은데, 첫째 고생이 끝나고 새책이 나온다는 설렘, 둘째 뭔가 사무실에 있다가 밖에 나오면 땡땡이 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감리를 자주 오면 좋은데, 우리 회사에선 보통 사진이 많다거나, 지금처럼 그림이 많다거나 하는 등 색감이 중요할 때 오곤 한다. 인쇄소까지 와서 색감을 보더라도, 대체로는 기사님들이 워낙 베테랑이니까 알려주시는 걸 토대로 조금 바꿀 뿐이다.



표지가 인쇄되고 있는 중.

(처음으로 시도해본 동영상 삽입. 뭔가 스마트해진 기분이 든다)



이번에 만든 신간은 일러스트에세이. 그래서 책 곳곳에 귀여운 그림이 들어가는데 그 그림들을 책에만 두자니 아까워서 초판한정으로 스티커를 증정하기로 했다. 마침 다이어리의 시즌이 돌아와서 스티커에 혹해서 다들 한 권씩 사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넣어봤다. 스티커 2장도 받고, 책도 읽고 할 수 있어서 괜찮다 싶다.




색감이 중요한 책이어서 1차 감리를 보고서, 점심을 먹고 2차 감리를 봤다. 이렇게 길게 감리를 본 적이 없었는데, 나름 열심히 본 것 같아 뿌듯했다. 인쇄소 정 이사님이 맛있는 주꾸미도 사주시고, 커피도 사주셔서 더 좋았다(소주도 사주셨다). 아침엔 비가 내려서 우중충했는데, 점심을 지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맑게 갰다. 이날의 날씨처럼 이 책의 앞날도 밝았으면 싶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