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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흉가》 : 미쓰다 신조

《흉가》 : 미쓰다 신조

 

 

호러 미스터리의 대가로 불리는 미쓰다 신조는 <작가 시리즈>, <도조 겐야 시리즈>, <사상학 탐정 시리즈> 등을 꾸준히 집필하면서 독자들에게 인정받아 왔다. 그런 그가 ‘집 3부작 시리즈’인 <흉가>, <화가>, <재원>을 통해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 시리즈는 이야기의 연관성 없지만 ‘집’이 공포의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작품이다. 그중 <흉가>는 뱀의 기운이 깃든 ‘도도 산’ 중심에 자리한 단독주택에 이사 온 소년과 그의 가족에게 벌어지는 기괴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불길한 일이 일어날 때면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는 소년, 쇼타. 아버지의 전근으로 지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는데, 하필이면 그때 불길한 느낌이 찾아온다. 그 불길함의 원인이 새로 이사 온 집이라는 걸 직감으로 알아챈 쇼타는 그 후 집에서 알 수 없는 검은 형체들과 마주하고, 동생 모모미에게 밤에 누군가 자신을 찾아온다는 이야기까지 듣는다. 쇼타는 검은 형체의 비밀을 밝히고, 가족들을 데리고 불안한 집을 빠져나오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집에서의 마지막 밤이 되는 그날, 소년의 눈앞에 검은 그것들이 정체를 드러낸다.

 

 

<흉가>는 그야말로 공포감으로 가득 차 있는 소설이었다.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인 ‘집’이 공포의 무대로 설정되고, 그곳의 불길함을 알아챈 인물이 ‘소년’이라는 데서 가장 커다란 긴장감을 선사한다. 초등학생인 쇼타에게는 아무 힘이 없기 때문이다. ‘집’을 떠난다 해도 반드시 돌아와야만 하고, 아이이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벗어날 수 없다.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선 자신의 말을 입증할 증거가 필요하고, 거기에 끊임없이 설득해야 하는 고난이 따른다. 과연 증거를 찾을 것인가, 아이의 말을 믿어줄 것인가, 집을 떠날 수 있는가 끊임없이 독자는 궁금증과 동시에 긴장감을 느낀다.

이 밖에도 꽤 많은 민속적 요소라든가, 텍스트 내 문장부호를 통한 공포감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다만 마지막의 반전은 기존에 추리소설, 혹은 공포영화를 즐겨봤던 독자라면 어디선가 봤을 법한, ‘아직도 끝났지 않았다’라는 식의 반전이어서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이맥스를 향해가면서 흡사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한 묘사와 긴장감은 단연 압권이었다.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잘 짜인 추리소설이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