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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라이프 오어 데스》 : 마이클 로보텀

《라이프 오어 데스》 : 마이클 로보텀

 

 

스티븐 킹과 J.K. 롤링을 제치고 2015년 골든대거상을 수상했다는 마이클 로보텀. 이런 그를 두고 스티븐 킹은 '스릴러의 진정한 거장'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렇게 대단한 그이지만, 정작 그의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국내에 꽤 많은 그의 책이 들어온 걸 보니, 고정팬들도 많겠다 싶다. 그의 신작인 <라이프 오어 데스>는 10년 복역 후 출소 하루 전 탈옥을 감행한 남자주인공 오디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혹독한 감옥에서 살의를 느끼면서도 잘 버텨왔던 그가 출소 전날, 죽음을 각오하고 그가 탈옥을 결심했던 이유는 뭘까, 하고 독자들을 끊임없이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라이프 오어 데스>의 주인공 오디는 10년 전 현금 수송차 강도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되었다. 이때의 범행으로 공범은 모두 죽고, 그는 경찰의 손에 두개골이 박살나는 총상을 입는다. 극적으로 살아난 그는 교도소에 수감되는데, 이때 사라진 돈의 행방을 두고 그를 살해하려고 위협하는 이들 탓에 삶은 고통의 연속일 뿐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겁을 먹거나 분노로 길길이 날뛸 법도 하건만 그는 언제나 의연했다. 그런 그가 출소를 하루 앞두고 탈옥을 하자, 제일 처음 의심을 받는 건 그와 함께 했던 교도소 동료 모스. 알 수 없는 이들에 의해 모스는 교도소를 벗어나 오디의 행방을 쫓고, 10년 전 사건에 연루되었던 보안관 발데즈, 진실을 의심하는 작지만 강한 연방수사국 요원 데지레,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람들도 합세한다. 과연 오디가 끝끝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550p가 넘는 많은 분량의 촘촘히 짜인 스토리가 돋보였던 <라이프 오어 데스>. 시작을 하기만 하면 끝까지 읽는 데에는 분명 문제가 없지만, 읽기 전에 두꺼운 책이 어쩐지 부담스럽다. 그치만 그만한 데는 이유가 있는 법.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극의 배경이 되는 장소, 관련한 인물, 과거와 현재가 상당히 구체적이다. 한 장 한 장 읽다보면 어느새 머릿속에 데지레, 모스, 오디, 벨리타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거기에다 특이한 게 단순 스릴러가 아니라 로맨스물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오디의 사랑 이야기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 마냥 어둡지 않고, 오디가 어째서 그런 결정을 내려야만 했는지 개연성있게 줄곧 이야기를 끌어간다. (반전보다는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면 더 좋을 소설)

마이클 로보텀의 이력 중 또 하나 특이한 게 탈옥수인 레이먼드 데닝과의 인연. 기자로 일하며 그를 옆에서 지켜봤던 그는 이를 계기로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에 매료됐고, 범죄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작가로 거듭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교도소의 생활상이랄지, 정체불명의 인물들의 묘사는 놀랍도록 섬세하다. 스릴러물이지만 가슴 따듯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