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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유후인, 세이안 료칸(星庵) 식사후기

유후인, 세이안 료칸(星庵) 식사후기



너무 좋았던 세이안 료칸을 도저히 한 포스팅에 담을 수가 없어 두 개로 나눴다. 먼저 한 포스팅은 시설 위주로, 두 번째인 이 포스팅은 식사만을 따로 쓰기로. 료칸에 도착에 온천도 하고 놀다보니 금방 밤이 되었다. 밤이 찾아온 세이안 료칸은 낮보다 더 아름다워졌다. 조명이 하나씩 어둠을 밝히고, 운치 있는 풍경. 이곳에선 저녁을 먹으러 객실의 손님들이 중간에 자리한 이 식당으로 모여야 했다(체크인하던 곳)



그렇게 안으로 돌아오면 목조로 된 아늑하고, 따뜻한 식당이 나온다.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자리는 각각 칸막이로 막혀 있다(옆 테이블끼리는 볼 수 있음). 총 네 테이블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손님들이 전부 한국인이었다. 그러니까 주인 빼고, 나머지는 다 한국인이란 소리. 주인분이 한국어를 섞어가면서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 어떤 요리인지 설명해주는데 못 알아들어도, 다른 한국인들이 '이렇게 먹는 거래'하고 일행에게 설명해주는 소리를 듣고, '아'하고 이해될 때도 있었다. 



석식은 샤브샤브인데, 우리나라의 샤브샤브랑은 좀 맛이 달랐다. 좀 육수가 짜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건진 고기를 날달걀에 묻혀 먹는 방식. 예전에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에 박신혜가 나와서 요런 비슷한 요리를 헤서 '어떤 맛일까'하고 궁금했는데, 먹어보니 비리지 않고, 맛있었다(그치만 우리나라 샤브샤브가 더 취향)



이곳에 오기 전에 고기랑 야채의 양이 어마어마하단 소리를 들었다. 사진으로 보기엔 별로 안 많아 보이는데, 했는데 실제로 보니 양이 장난이 아니었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미 충분히 배가 불렀지만, 이게 얼마짜리 식사인가, 하고 생각해보니 쉽게 젓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식사를 1시간 넘게 했고, 거기다 우리가 제일 마지막까지 있었다). 거기다 과연 육질이나 야채나 두부 같은 요리들이 정말 신선했다. 특히 두부의 맛이 일품.  




첫날의 배부른 저녁에 이어서, 다시 조식 시간이 되었다. 전날에 그렇게 먹었는데도 어쩜 일어나니까 또 먹을 수 있는지. 이번엔 양이 정말 푸짐했던 가이세키요리에 비해서 조금 가벼운 정식이 나왔다. 계란말이, 샐러드, 연어구이 등등. 이 식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글을 많이 보고 갔는데, 다른 나물반찬은 좀 입맛에 맞지 않았었고, 계란말이나 연어구이는 입에 잘 맞았다. 뭔가 양념을 더하지 않은 것들이 괜찮았던 것 같다. 



식사를 다 하고 나면, 디저트를 나눠주는데 특이하게 두부 푸딩이었다. 부드럽고, 독특한 맛인데 이날 먹었던 조식 중 베스트였던 음식이었다. 조식은 사실 차려진 거에 비해 손이 잘 안 가긴 했는데, 그래도 일반 식당에 가면 먹지 않을 메뉴들이 나와서 좋았다. 거기다 료칸에 묵는 내내 극진한 대접을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둘이서 1박에 40만원 돈이니 저렴하진 않았는데, 그 값 톡톡히했다는 생각은 드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