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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후쿠오카, 텐진 캐널시티, 만마루

후쿠오카, 텐진 캐널시티, 만마루



이것저것 기념품을 사러 지난번에 들렀던 캐널시티로 다시 가기로 했다(그만큼 후쿠오카가 좀 작은 도시). 캐널시티로 가는 길에 야타이가 있는데 이번엔 그것도 한번 먹어볼까, 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갔다. 여행을 떠나기 전 블로그를 보면서 가장 낭만적으로 보였던 장소였기 때문에 기대를 한껏했는데 결국 우리는 이날 그냥 지나쳐버렸다. 야타이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았고, 더군다나 너무 세보이는(?) 현지인들이 좀 많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주인이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앞에서 계속 담배를 줄기차게 피고 있었다. 한국에서 생각했던 그 포차의 낭만은 여기선 아쉽지만 접기로.  



다시 만난 캐널시티. 지난번이랑은 다른 곳으로 들어가서 조명이 또 달랐다. 이런 거 꾸미는 건 정말 일본인이 잘한단 말이야. 하지만 아무리 봐도 여긴 라페스타. 그래도 여기엔 다이소, 무인양품, 드럭스토어(마쓰모토 키요시) 등 있을 건 다 있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아래. 뭘 잘 몰랐던 첫 여행에서는 선물 같은 건 많이 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째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사야될 사람들이 떠오르는지.



 아슬아슬하게 면세액에 못 맞출 것 같아서 우리 것도 급하게 채워서 기념품 사기 미션 석세스. 디퓨저랑 킷캣은 정말 싸게 잘 산 듯! 




쇼핑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저녁을 먹을까 하고 미리 알아봐둔 꼬치구이집 노부히데 혼텐을 찾아갔다. 연중무휴라고 했는데, 그 앞을 갔더니 불도 꺼져 있고 휴점. 여행에서 이런 적이 없어서 당황을 했고, 이리저리 걷다가 불빛이 환하게 켜져 있는 만마루를 만났다. 여기서 정신이 없었는지 한자를 잘못 읽는 바람에 꼬치구이집을 가고 싶었는데, 꼬치튀김집인 만마루에 들어와버렸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이드북에서 전혀 보지 못했던 곳이다 싶었는데, 역시나 현지인이 압도적이었다. 여행객은 우리뿐. 그동안 갔던 식당들이랑 비교해 분위기가 좀 더 시끄러웠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일본어로 얘기할 때 다른 때보다 좀 힘들었다(이럴 때마다 공부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대략 메뉴판을 받고, 사진들을 보면서 대충 주문을 했다. 



튀김이랑 잘 어울리는 생맥을 하나 시켰고, 임뚱은 사케를 시켰다. 하지만 처음에 고른 사케가 워낙 도수가 높아서 도저히 마시질 못하고, 나중엔 직원에게 물어물어서 다른 걸 시켰지만, 그래도 도수가 좀 높았다. 꼬치구이에서 튀김으로 바뀌고 말았지만, 튀김도 바삭바삭하니 맛있었다. 기름도 깨끗한 걸 쓰는지 튀김의 상태도 좋았고. 간장은 옆에 있는 스테인리스통에 담겨 있는 것에 1회 찍어 먹으면 된다. 2회 담그는 것 금지라고 써 있었다. 먹는 방식이 좀 특이했다. 그냥 간장 주지.    



나는 튀김을 좋아하니깐 만마루도 괜찮았으나 임뚱에겐 왠지 미안했다. 가뜩이나 꼬치구이를 엄청 기대했었는데. 그래도 그 미안한 마음이 완화됐던 건 메뉴판에 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험 삼아 시켰는데, 엄청 두툼한 크기로, 싱싱하게 회가 나와서 임뚱이 만족스러워했다, 다행히도. 나름 마음에 들었는지 나중에 회를 한 접시 더 시켜서 먹었다. 큰돈 써야지, 하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가격도 저렴했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일본 선술집에 와서 직장인들이 얼큰하게 취한 걸 본 것도 재밌는 경험이긴 했으나, 분위기는 영- 내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후쿠오카에 다시 온대도 여길 올 것 같진 않다. 이렇게 후쿠오카의 마지막 밤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