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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후쿠오카 공항, 로얄 푸드코트

후쿠오카 공항, 로얄 푸드코트 



후쿠오카의 마지막 날, 비행기 탑승 시간이 일러서 다른 곳을 돌 생각은 못하고, 이르게 공항에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마치고, 처음 후쿠오카에 도착했을 때의 그곳으로 돌아왔다. 헤매진 않을까 긴장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역에서 하늘색 셔틀버스(무료)를 타고, 느긋하게, 아주 여유롭게 도착했다. 나를 일드의 세계로 이끌었던 나카마 유키에의 광고도 보여서 더 반가웠다. 공항은 확실히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별로 걷질 않고, 기다리지도 않아서 좋았다. 여기까지 도착하니 여행이 끝이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전날부터 식사는 공항에서 하기로 했기 때문에, 미리 블로그를 뒤져봤었다. 후쿠오카공항에는 식당이 3개뿐이어서 고를 폭이 별로 없을 거라고. 어차피 식당이 많아봤자 고민만 커질 테고,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로얄 푸트코트라고 써 있는 이곳은 공항 3층에 있었고, 우리는 오므라이스, 함바그, 돈가스 같은 음식들을 파는 식당으로 자릴 잡았다. 그 맞은편에는 일식을 팔고 있었으나 딱히 끌리진 않더라. 



애매한 시간대에 온 것인가, 사람들이 먹질 않는 것인가. 식당가에는 별로 손님이 없어서 우리가 원하는 자리에서 창으로 대기중인 비행기들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먹을 수 있었다. 주문하고 음식도 얼마 기다리지 않아 바로 나왔더 걸로 기억. 임뚱은 함바그스테이크를 골랐고, 나는 오므라이스를 골랐다. 콜라와 맥주는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면 항상 기본으로 고르는 것. 



개인적으로 일본의 오므라이스가 맛있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먹어본 적은 없었다. 직접 맛보니 계란이 엄청 부드럽고, 소스도 달달하고 맛있었다. 우리나라 오므라이스 하면 생각하는 그 밋밋한 맛과는 좀 달랐다. 풍부한 느낌. 공항 음식은 비싸기만 하고, 맛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후쿠오카 공항은 예외였다. 맛집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이렇게 편하게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다른 곳에 안 들르고 공항으로 곧장 온 건 굿초이스. 



배도 채웠고, 돈은 남았고. 마지막까지 뭐라도 챙겨야 할 것 같아서 면세점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매장도 별로 없었고, 지인들의 선물은 이전에 다 사둬서 갖고 싶은 건 없었다. 결국 구경만 하다가, 가까이 있는 편의점에 가서 과자를 털어왔다. 돈이 남으면 남겨두고 다음 여행 때 쓰면 될 것을 이렇게 한 번 오면 환전한 돈을 다 쓰고 가고 싶더라. 일찍 와서 그런지 공항에서의 시간은 좀 길었다. 이렇게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몸은 일본인데, 마음은 이미 한국. 한국 가서 뭐 해야지, 하는 생각만 맴돈다. 



그리고 안 찍으면 섭섭한 마지막 인증샷. 가까워서 좋았던 후쿠오카. 왠지 다음에 또 갈 것 같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