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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

도쿄,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

 

 

고난했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이른바 퇴사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원래는 혼자 가볼까 지만, 아무래도 혼자는 무서워서 이 기회에 해외여행 한번 못해본 동생도 데려간다는 핑계로 같이 가게 되었다. 스케줄을 급하게 의논하고, 저가항공을 뒤져보기 시작했는데 이미 자리가 없었고, 차라리 아시아나의 가격이 괜찮은 것 같아서 바로 결제했다. 급하게 준비하는 여행이라 비싼가 했는데, 알고 보니 벚꽃 시즌이 맞물리는 바람에 가격대가 껑충 뛰어버렸다. 본의 아니게 퇴사여행은 벚꽃여행으로 테마가 바뀌기 시작했다.

 

 

 

보통 여행은 몇 개월 전부터 항공권을 끊어놓고 준비하는데, 이번 여행은 그렇지 못했다. 퇴사는 급한 결정이었고, 4월 말에는 결혼도 있어서 그 사이에 리프레시 한다는 생각으로 얼른 다녀오고 싶었다. 그래서 항공권을 끊고, 숙소를 예약하고, 동선을 체크하고, 리뷰를 읽고, 떠나기까지 빠르게 진행됐다. 덕분에 단시간에 여행에 몰입할 수 있었고, 언제 떠나려나 하는 지루한 기다림이 길지 않아서 좋았다.

 

 

보통은 2시간 전에 공항에 가지만 이번엔 3시간 전에 도착했다. 그동안의 여행은 의지할 사람이 있었으나 이번 여행은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변수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걱정했던 것보다 아시아나는 셀프체크인이라 발권도 쉬웠고, 짐 부치기, 면세품 인도, 환전, 에그 대여까지 착착 진행했다. 다른 때보다 실수할까봐 뭔가를 할 때마다 집중을 했더니 과정이 좀 더 체득되는 느낌이었다.

 

 

공항에서의 할일을 1차적으로 다 끝내고 났더니, 슬슬 먹을 때가 되었다. 공항의 식당이 많았는데 빵 같은 건 별로 먹고 싶지 않았고, 든든한 밥이 먹고 싶어서 손수헌으로 왔다. 동생은 육개장, 나는 갈비탕을 시켰는데 가격이 23,000원. 여행은 시작도 안 했는데, 택시, 공항버스, 점심만으로 줄줄이. 정말 집 나가면 다 돈이라니까. 그래도 맛은 있었으니까.  

 

 

찾을 것도 다 찾고, 밥도 다 먹고 했는데도 너무 일찍 왔는지 시간이 남아 돌았다. 남는 시간 동안 사진 찍고, 커피 마시고 빈둥빈둥. 비행기에 올라타기 전에 이 느낌이 제일 좋은 것 같다. 뭘 생각하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도 왠지 설레는 기분.

그동안 가까운 곳만 여행가다보니 저가항공만 타서 셔틀트레인을 타야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시아나는 그렇지 않고, 찾기도 쉬웠다. 이때 너무 편해서 앞으로 저가항공을 타는 건 고려를 해봐야겠다고 생각. 기체도 흔들림도 적고, 좀 더 편안한 여행이라.  

 

 

저가항공을 타고 갔을 때는 기내식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베이크 핫도그랑 과일 몇 알을 주었다. 좀 짭짤했던 핫도그.

 

 

비행기를 탈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하늘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