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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나리타공항, E호텔 히가시신주쿠

도쿄, 나리타공항, E호텔 히가시신주쿠



드디어 6시 즈음에 도착한 나리타 공항. 작년 도쿄 여행 때는 제주항공을 타서 넥스를 타려면 터미널을 이동해야 했는데, 이번에 탔던 아시아나는 제1터미널에 내리기 때문에 따로 이동할 필요는 없었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서야 진짜 도쿄에 왔구나, 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마음이 풀리니 이젠 먹을 게 눈이 들어오고, 눈앞에 크게 보이는 편의점으로 가서 음료랑 과자를 몇 개 샀다(도쿄 첫 구매네). 



오랜만에 오는 도쿄였다면 조금 헤맸을지 모르겠는데, 반년만에 와서 그런지 어렵지 않았다. 그때의 기억이 나서 넥스 티켓도 사고, 스이카도 사고 가면 되겠다고 순서가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리고 모르더라도 안내소 같은 곳에 가서 '넥스'라고만 말해도 손짓으로 안내해주니까 길을 잃기가 더 어렵다. 가격은 그때 그대로인 왕복 4,000엔. 둘이라서 8,000엔이 쓱- 하고 나갔다. 



티켓까지 받아들고, 예상했던 대로 일정이 흘러가니 마음도 좀 풀렸다. 조금 길을 잃어도 되고, 일정이 어긋날 수도 있는 건데 뭐라도 잘못될까봐 사서 걱정하는 탓에 힘들었다. 넥스 왕복티켓은 돌아오는 표엔 날짜와 시간이 따로 적혀 있지 않다. 그건 돌아오는 날 신주쿠역에서 할 예정이었으므로 당황하지 않았다. 역시 경험이! 



넥스가 도착하면 저렇게 사진처럼 노란색 띠가 둘러지고, 내부를 정리한 다음에야 승객들이 탈 수 있다. 우리가 타려는 넥스 시간은 7시 46분이었는데, 공항에서 신주쿠까지 가려면 1시간 20분이 걸리고, 또 거기서 숙소까지 가는 데 도보로 15분쯤 잡아야 했으니 갈 길이 멀었다. 이날 하루만 택시, 공항버스, 비행기, 넥스까지 한꺼번에 타느라고 체력은 이미 방전 상태.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인증샷. 지난번에는 낮에 도착해서 창밖을 구경할 때 여행 기분이 났는데, 밤에 넥스를 타니까 창밖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기력은 없고, 할일은 없는 1시간 여의 시간이 지루해서 다음번에는 꼭 오전 비행기를 타거나 아니면 신주쿠가 아니라 도쿄역으로 숙소를 잡자고 다짐했다(혹은 당분간은 도쿄 대신 다른 곳으로..)



지루한 여정 끝에 만난 신주쿠역. 작년에 왔을 때는 오랫동안 못 올 것 같았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이때쯤에 <너의 이름은>이 빵 터져서 괜히 더 반갑고 그랬었다. 사진에는 사람이 별로 안 많아 보이지만 신주쿠는 신주쿠. 역이 넓어서 처음 왔으면 백퍼 헤맸을 공간인데, 다행히 나와서 직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던 기억이 나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신주쿠역에서 나와 우리가 가야 할 곳은 E호텔 히가시신주쿠였다. 호텔 자체는 히가시신주쿠역이랑 1분 정도 거리일 정도로 역이랑 가까운데, 신주쿠역에서 동선이 좀 애매했다. 온갖 리뷰들을 뒤져보니 다들 역에서의 동선도 길고, 계단들도 있어서 짐을 끌고 가려면 도보로 걷는 게 나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시간도 별 차이가 없어서 우리도 걷기로 했다(15분 정도 걸림). 걸어 보니 캐리어를 끌고 가기에도 무난한 길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나의 여행에서는 동행했던 사람들이 길 안내를 해주는 편이었고, 구글맵을 사용했던 적도 없어서 과연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쉬웠다. 구글맵이 없었으면 여행은 꿈도 못 꿨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시대에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지 싶었다. 그렇게 겨우 호텔에 도착했는데, 도쿄의 밤은 이미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