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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나카메구로 벚꽃구경

도쿄, 나카메구로 벚꽃구경



이소마쓰 스시에서 배를 채우고, 나카메구로 하면 떠오르는 그곳으로 향했다. 여기 위치를 지금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는데, 그때는 '사이드워크스탠드'로 검색해놓고 찾아왔다. 아침 방송에서 그렇게 벚꽃을 홍보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카메구로엔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 천지였다. 도쿄에 왔던 첫날에만 해도 벚꽃이 피기 직전이었는데, 3일차로 들어서니 활짝 만개. 



이것보다 더한 나카메구로 벚꽃 사진을 본 적이 있었지만, 봄에 도쿄에서 보는 벚꽃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렜다. 나중엔 저 강물에 떨어진 벚꽃잎이 다 뒤덮이기도 한다는데, 우리가 갔을 땐 소소하게 떨어진 정도. 벚나무에는 사진에서처럼 나카메구로 사쿠라마쓰리(벚꽃축제)라고 적힌 전등이 있는데, 낮이라 매달려 있는 정도지만, 밤이 되면 불을 밝혀서 장관이라고. 밤 벚꽃도 궁금했지만, 충분히 사람에 치였기 때문에 낮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하얗게 폈던 벚꽃들. 올해 봄에는 첫 벚꽃을 도쿄에서 만난 셈. 벚꽃을 보려고 시즌에 맞춰간 사람들은 올해 벚꽃 개화가 늦은 바람에 허탕을 쳤다는 리뷰를 많이 보았는데, 우리는 의도치 않다가 딱 만나서 더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이때 도쿄행을 결정했던 건 힘들었던 회사를 때려치고 갔던 거라 보상받는 기분이 더 컸다. 아무튼 이날 도쿄 벚꽃은 원없이 본 듯했다. 



아사쿠사에서도 봤던 그 노점들이 여기에도 있었다. 타이음식, 야키소바, 카스텔라 등의 먹을거리와 맥주, 칵테일 같은 음료도 팔았다. 이런 게 있어서 뭔가 축제의 현장의 와 있다는 느낌이 바로 들었다. 들썩들썩. 예전에 직원들하고 나카메구로를 찾았을 땐 이런 흥 넘치는 분위기가 아니라 좀 더 감성적인 거리였는데, 그 거리가 이렇게 변하다니, 하는 생각도 했다. 



배도 불렀고, 딱히 목도 마르지 않았으나 왠지 이 거리에서 아무것도 마시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나가다 벚꽃한정 술이랑 콜라를 하나씩 샀다. 술이래봤자 호로요이 수준의 음료수나 다름 없는 거라 걸어다니면서 다 마셨고, 콜라는 기념으로 산 거라 마시지 않고 아직도 집에 모셔두고 있다. 확실히 이런 아기자기한 아이템을 잘 만드는 게 일본이구나, 싶은. 



벚꽃이 너무 예뻐서 짧은 시간 동안 몇 백장의 사진을 여기서만 찍어댔다. 조금 걷고 찍고, 걷고 찍고. 블로그 올리려고 찍어둔 사진을 보는데, 대체 왜 찍었는지 모를 사진도 한가득. 그래도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댄 걸 보면 그때 나는 나카메구로가 정말 마음에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정한 건물들, 활짝 핀 하얀 벚꽃, 들뜬 사람들. 동생이랑 한참 구경하다가, 발길을 돌려 츠타야를 가기로 했다. 그곳에 가는 길은 떠들썩한 거리랑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 그 거리를 걷다가 어느 가게 창을 벚꽃으로 꾸며놓은 걸 보고 귀여워서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