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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로 말할 것 같으면

히가시노 게이고로 말할 것 같으면



발행일 2017년 6월 30일자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위험한 비너스>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됐다. 재인 아니면 현대문학이겠지 했었는데 과연(개인적으로는 재인보다 현대문학 쪽에서 나오는 걸 선호하는 편).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소설은 아마존 재팬을 보다가 출간 사실을 미리 알았었다. 그런데 일본판의 표지 디자인도 그냥 그랬고, 일본팬들의 반응도 그다지 뜨겁지 않아서 얼른 나와주길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데 국내 표지를 본 순간, 이 책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어쨌거나 이 책 역시 명성에 걸맞게 베스트셀러에 순식간에 진입하여 현재 예스24에는 11위에 올랐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하루키만큼 사회적 파장이 이는 작가는 아니지만, 꾸준히 잘 팔리는 작가라서(<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장기흥행은 말할 것도 없고) 판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소 같이 아주 성실히 일한 결과 어마어마한 작품수를 자랑하는데, 신간이고 구간이고 할 것 없이 이미 판권은 싹쓸이한 상태로 보인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내가 충성하는 몇 안 되는 작가 중의 하나라 그의 작품을 꽤 읽은 편이다. 적어도 30권은 넘으니 말이다. 혹시 이제 막 히가시노 게이고의 입문을 하겠다고 한다면, 나는 이 책들을 권하겠다. <붉은 손가락>, <악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는 말할 것도 없는 명작이고, <붉은 손가락>은 나름 슬픔이 깃든 미스터리라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므로 무난하다 싶다. 




위의 책은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친 게 아니라 팬들만 알 듯한 작품이다. <방과 후>는 지금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만든 그의 데뷔작. '이런 것 떄문에 살인을 해?'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제대로 깃든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데뷔작이라 아직 서툰 구석이 보이는데,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좋아한다. 사소한 악의를 아주 잘 표현하는 구나 싶었던 작품.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단편집이다. 사실 처음부터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상업화된 작가라는 생각에 별로 좋아하질 않았는데, 우연히 읽은 이 책으로 그를 다시 보게 됐다. 그렇게 명작이 아닌데, 어라 재밌네? 하면서 봤던 기억. <호숫가 살인사건>은 평작 수준일 텐데, 명문교 입시를 위해 합숙과외를 하다 벌어진다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나쁘지 않지만 처음 시작하기에 비추하는 것은 <블랙유머 시리즈>, <백은의 잭>, <아름다운 흉기>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