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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아무책방 방문기

독립서점, 아무책방 방문기


'네이버 책문화'판을 기본 메뉴로 설정해두고, 종종 읽는다. 괜찮은 신간이나 출판계의 동향이나, 재미있는 북큐레이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어김없이 보던 중 독립서점인 아무책방의 글을 보게 됐는데, 거기서 <퇴사의 이유>라는 독립출판물이 눈길을 끌었다. 출판노동자 3인이 모여서 만든 이 책은 다들 쉬쉬하는 출판계의 정보들을 알려보고자 만든 잡지다. 현재는 '돈', '사람'을 주제로 1, 2호가 발행되었는데, 궁금해져서 이 책을 소개한 아무책방이라는 독립서점에 가보기로 했다. 



아무책방은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로 나와, 큰 사거리를 지나 좀 많이 걸으면 나온다(시립대 옆이라는 설명도 있던데, 시립대가 어딘지 모르기 때문에). 어느 아파트 앞에 위치한 이곳은 주로 문학, 인문학 중심의 서적과 독립출판물을 진열하고, '아름답고 무용한 책방'이라는 이름을 내건 아주 작은 서점이었다. 드르륵 거리는 옛날 문 방식에, 규모는 한눈에 보이는 게 전부일 정도로 작다. 사진으로 봤을 땐 약간 허름해보였는데 막상 도착하니 깔끔했다. 



ES씨와 밖에서 사진을 찍는데, 이미 안에선 우리의 기척을 느낀 모양새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다정한 인사와 함께 흐르는 정적. 아무책방은 공간이 작아서 우리가 어떤 걸 보는지, 어떤 얘길 하고 있는지가 다 드러났다. 그런 분위기를 불편해하는 터라 민망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티가 났는지도 모른다). 

그런 어색함을 무릅쓰고 책을 둘러보는데, 오랜만에 보는 독립출판물이 신선했다. 종류도 더 많아졌고, 기성 출판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본문 세로쓰기, 사진구성, 적나라한 제목들. 다들 아이디어에 행동력까지 넘치는 구나, 싶었다. <내 방구같은 만화>라는 책과 어느 뉴욕 관련 책이 눈에 들어왔지만 사진 않았다. 대신 미리 정했던 대로 <퇴사의 이유> 1, 2호를 샀다. 책을 샀더니 인상 좋은 주인분은 수줍게 자두를 건네주었다봉지도 없이 일단 두 손으로 받았는데, 돌아가는 길에 담을 데가 없어 약간 곤란해졌다. 나중엔 어찌어찌 잘 감싸서 집까지 가져왔는데, 생각해보니 어느 서점에서 책을 샀다고 자두를 줄, 싶었다. 이런 게 독립서점의 매력이 아닌가! 



아무책방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29길 29 1층 아무책방(주차불가)

운영시간 : 화-토 14:00-21:00(일, 월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