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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출판일상

[편집자노트] 내 책쓰기 강의를 다녀와서

[편집자노트] 내 책쓰기 강의를 다녀와서



월화수목금 회사 출근을 하고, 모처럼 쉬는 토요일. 누구나 기다리는 주말인데도, 나는 마땅히 정해진 일정이 없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주말에 뭐하냐"고 물으니, 다들 하나씩 할 일이 있더라. 임뚱은 이미 예전부터 가평에 놀러가겠다고 했고. 기운 넘치는 임뚱은 주말에도 쉴 틈 없이 돌아다니는데, 나는 주말엔 최대한 가만히 있고 싶은 타입이라 같이 가겠냐는 제안도 거절한 상태였다. 나는 뭘하지? 


뭘 할까, 하다가 한겨레 문화센터가 생각났고, 조용히 강의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강의들을 종종 들으러 갔던 적도 있었고, 듣지는 않았어도 평소 끌리는 강의들도 많이 있었다. 하나씩 둘러보는데, 일일 특강 중에 하나인 '내 책쓰기' 강의가 눈에 띄었다. 마침 시간도 적당한 3시간짜리, 거기다 다산북스에서 일하는 편집자 분이 하는 강의였다. 내 이름 걸고 책도 내면 좋겠지만, 다른 편집자는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쪽이 더 궁금해서, 보통의 투고 과정은 어떤 것인지 이미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고민도 하지 않고, 결제를 해버렸다. 


강의는 미리 공지됐던 것처럼 앞의 2시간은 전반적인 책 집필가이드였고, 뒤의 1시간은 수강생들이 써온 샘플원고와 가목차를 가지고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었다(길어지는 바람에 30분 더 했지만). 어색한 공기가 흘러넘치는 가운데 강의는 시작되었고, 먼저 자기소개와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전날 급하게 신청해서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실은 시간이 있었어도 부끄러워서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다. 


쓰고자 하는 것이 명확했던 다른 수강생들은 얻어가는 게 많은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출판계에서 일하지 않으니까 더더욱. 내 경우 강의에서 들었던 얘기는 이미 아는 것과 대부분 겹쳤는데, 그래도 꽤 힌트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같은 여행책이라도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콘셉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언제나 정량적인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과 글을 쓰는 사람이 종종 잊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아니라 남이 내게서 듣고 싶은 얘기를 해야 할 것'에 대한 조언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역시나 제일 중요한 것은 '어쨌거나 쓰는 것'뿐이더라. 답은 없고, 생각만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