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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출판일상

[편집자노트] 벚꽃맞이 봄소풍 - 서대문 안산공원

[편집자노트]  벚꽃맞이 봄소풍 - 서대문 안산공원


우리 회사에서는 봄이 되면 연례행사로 벚꽃마실을 간다. 처음엔 큰 기대를 안 하지만, 막상 당일 하얗게 핀 벚꽃을 보면 다들 들떠서 카메라를 부여잡으니 이만큼 반응이 뜨거운 행사도 없는 것 같다. 사실 이번 포스팅을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회사에서 봄소풍을 간 거니까 이쪽 폴더에 넣기로 했다(애매하지만).

보통 벚꽃마실은 이른 점심을 챙겨먹고, 본격적으로 벚꽃구경을 하러 간다. 이번 코스는 2년 전 그대로 코스인데, 좋았던 기억은 있지만, 잊은 부분도 더러 있어서 다시 가도 좋았다. 


Course : (점심) 백년약수골 → 백련사 → 안산공원 → 오름카페



1 백년약수골 

12시가 되기 전, 부장님의 차를 타고 미리 예약해둔 백년약수골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벚꽃잎이 바람에 살짝살짝 날려서 본격 소풍에 앞서 기대감이 더더 커졌고, 점심은 맛좋기로 유명한 닭백숙으로 통일. 먹기 좋게 닭 한 마리가 나오고, 후에 닭죽을 따로 준비해준다. 닭죽이 정말 맛있다. 일반 식당하고는 다르게 야외에서 먹는 느낌이 있어서 회식이나 모임 같은 자리도 더러 있는 것 같다. 아저씨들의 '위하여!!!' 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으니. 



2 백련사 가는 길 

점심을 먹고 부른 배를 꺼뜨릴 겸(?) 백련사로 슬슬 걷기로 했다. 이것 역시 그때 그 코스. 소풍을 오기 전에 비도 오고, 태풍급으로 바람도 불어서 벚꽃이 남아 있긴 할까, 했었는데 다행히 꿋꿋하게 살아준 벚꽃들 덕에 눈호강을 제대로 하고 왔다.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 건지 사람이 원래 없는 길가에 인적도 드물어서 전세 낸 듯 마냥 거리를 걷고, 사진을 찍었다. 바람이 중간중간 불어와 벚꽃잎이 흩날릴 땐 정말 그림같았다. 벚꽃이 오늘 따라 절로 손에 잡히고 했는데, 하이라이트는 툭, 하고 내 앞에 떨어진 벚꽃 세 송이. 예뻤다. 



3 백련사 찍고 가는 길 

백련사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더 좋은 건 위에서 내려다보는 다닥다닥 붙은 건물을 바라보는 것. 세련된 서울의 모습도 좋지만, 가끔 이런 아날로그적인 풍경이 여유가 느껴져서 좋다. 작은 절이라 크게 볼 건 없어서 잠시 둘러보다가 곧바로 하산. 개인적으론 물고기상이 묘한 위치에, 묘하게 있어서 예전에도 이런 게 있었던가? 싶었던. 



4 오름카페 

안산공원 입구를 오르고 곧바로 오름카페가 나온다(그러니까 초입쯤). 이곳 카페가 특이한 건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운영하고 있다는 것. 의미도 있고, 아.아.를 마셨는데 커피 맛도 개인적으론 좋았다. 시지 않고, 약간 쌉싸래한 맛. 물론 때가 때라서 그런지, 꽤 오래 기다려야 했다는 건 아쉬웠지만 그리 급할 것도 없었으니 괜찮은 편이었다. 거기다 이렇게 소풍을 나오면 점심/커피는 모조리 대표님이 쏘시기 때문에 더더 너그러울 수 있고 :) 



5 안산공원 

오름카페를 등지고, 길을 따라 걸으면서 오르면 안산방죽이 나온다. 몇몇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포인트들이 있는데 이곳이 대표적인 곳. 2년 전에도 같은 자리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벚꽃잎이 날려서 물 위에 올라앉았는데, 이렇게 많은 벚꽃잎이 떨어진 건 처음 보는 듯. 이곳에 서서 개인적으로 떠오른 곳이 규모는 너무 다르지만, 유후인의 긴린코 호수. 잔잔한 풍경이 아마도 그때의 기억을 부른 것 같다. 안산방죽을 지나서 또 계속 걸으면, 남산산책길을 보는 듯한 걷기 좋은 길이 나타난다. 여기는 벚꽃이 대부분 졌는데, 절정일 때에 오면 너무 예쁠 것 같았다. 여기까지 보고서 천천히 걸어내려왔고, 그대로 회사로 복귀. 올해 소풍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