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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출판일상

[편집자노트] 2권의 책을 동시에 작업중

[편집자노트] 2권의 책을 동시에 작업중


작년에 일이 많아서 신간이라고는 단 한 권밖에 내질 못했고, 대부분은 기획, 교정교열이나 증쇄 위주의 작업을 했다. 그런 시기를 거쳐 2018년이 되면서 일의 양은 확연히 늘었다. 웬만하면 두 달의 기간에 1권을 진행하는데, 요즘엔 책을 2권 정도는 동시에 작업하고 있다. 작년 대비 출간 종수를 늘리려는 목표가 있기도 하고, 아끼는 후배들이 퇴사하고 새로운 직원들이 들어오면서 아무래도 적응기를 위해 일을 좀 더 떠안았다. '이게 될까?' 하면서 불안해하면서도 신기하게도 늘 마감일까지는 어떻게든 되더라. 

 


일단 지금 작업 중인 책은, 프라하 여행가이드북 하고, 자기계발 분야 일본외서. 최근엔 일본 가이드북만 보다가 오랜만에 유럽을 만나니 좀 색다른 기분이다. 아마 아시아와 유럽 가이드북의 본문 스타일이 다른 게 한몫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의 개정인 만큼 구성이 많이 바뀌었는데, 특히 지도에 애착이 많은 작가님 스타일대로 지도 부분이 수정폭탄. 눈알이 빠질 것처럼 작가님이 보내주신 수정사항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촘촘히 빨간펜으로 표시했다. 그다음 보기 좋게 수정을 구현해내는 건 디자이너의 몫. 에디터가 체크한 걸 찰떡같이 알아봐주면 진행이 빨라지는데, 요번에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다행히 무리 없이 진행중이다. 이제 곧 3교.  



내가 생각하는 외서의 가장 큰 장점은 재촉을 필요로 하지 않는 100% 완성된 원고라는 것과 이미 한 차례 시장성을 인정받은 책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외서를 하고 싶어서 내부에서 처음으로 에이전시를 트고, 외서를 고르고, 계약하고, 역자를 구하는 일을 해나갔다.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닐 텐데 '처음'이라 작업하면서 자꾸 멈칫했다. '이게 맞나?' '내가 어쩌자고 외서를 하자고 했을까' 하는 생각은 수도 없이 했다. 

내부 첫 외서, 첫 자기계발 편집… '너무 기대하지 말고 시도해 본 거에 의의를 가져요'라고 말했지만, 사실 가장 기대하고,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나였다. 그런데 본문 시안을 고르고, 1교를 보면서부터는 차츰 편해졌다. 우려했던 것보다 디자인이 예쁘게 나왔고, 대지를 얹고부터는 손이 가는 수정도 많지 않았다. 이제는 거의 마무리 단계인데, 앞으로 큰일만 없으면 무사히 예쁜 책으로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