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출판일상

[편집자노트] 5월 신간, 인쇄 감리 후기

[편집자노트] 5월 신간, 인쇄 감리 후기 



후다닥 5월에 출간 예정이었던 신간을 마감하고, 다음 날 파주로 감리를 갔다. 감리는 외서 검토부터 1~3교를 거치는 지난한 과정들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모든 고민을 끝내고 결과물로 나오는 걸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라 이제 곧 책이 나온다는 실감이 제일 난다. 거기다 이럴 때가 아니면 크게 갈 일이 없는 파주인쇄소를 들른다는 것도 좋고, 이때만큼은 색알못 편집자인 나 대신 디자이너가 꼼꼼히 봐주는 시간이어서 상대적으로 부담도 적다. 



감리를 보러 올 때 디자이너는 의도한 색상이 출력한 것과 같은지 살펴본다. 보통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으면 계속해서 시험 출력을 하게 되는데, 이날은 '색이 잘 나올까?'란 우려 따윈 가볍게 누르듯, 처음 본 색부터 산뜻하니 마음에 들었다. 40분을 넘게 달려왔는데, 바로 OK하긴 그렇고 2번 정도 색을 조절해 뽑았다. 메인 색인 녹색은 그대로 두고, 노란기를 살짝 빼어 빨간색을 좀 더 올려서. 표지는 무광코팅에 후가공 에폭시를 넣을 예정이라 테이프로 붙여 슥슥- 문질렀는데, 확실히 진하게 색이 올라왔다. 표지 감리가 금방 끝나서 내친 김에 먼저 뽑은 띠지까지 받았다. 흰색 띠지가 신의 한 수인 듯. 표지랑 잘 어울려서 너무 예쁘다. 실물로 나오면 어떨지 두근두근두근..  



예상보다 감리가 일찍 끝나자 같이 갔던 대표님이 곧바로 사무실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는 같이 있던 J씨와 K씨와 나의 마음. 대표님이 살짝 자리를 비우고, 서열 막내인 K씨에게 대표님께 커피 마시고 싶지 않냐고 권하자고 했다. 돌아온 대표님의 반응은 '아니'라는 단호한 칼답이었지만, 결국 우릴 위해서 미메시스로 데려가서 커피를 하나씩 들려주었다. 각자 다른 취향의 커피를 하나씩 마시면서, 무료로 나눠주는 책자를 참고용으로 들고서 잠깐 쉬다가 다시 사무실로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