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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Day 1. 홍콩 - 인천공항, 손수

Day 1. 홍콩 - 인천공항, 손수



언제 가려나 싶었던 홍콩여행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행이 특별했던 건 둘이 아니라 시부모님까지 합쳐 넷의 여행이었기 때문(효도여행을 빙자한 욕구충족이랄까). 보통은 주말을 끼고 3박 4일 정도로 여행하는 편인데, 이번엔 평일로만 2박3일 짧은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예매한 티켓은 제주항공 09:55 비행기편.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발했더니, 공항 가는 길은 까맣게 어둠이 내렸다. 차를 타면 분명 졸음이 쏟아질 거야, 하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컨디션이 좋았다. 눈이 말똥말똥. 금세 인천공항에 도착해 지하주차장에 세워두고, 입었던 두꺼운 점퍼는 차에 내려두고 이동!



자유여행이 처음이시라는 시부모님 앞에서 헤매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발권, 짐부치기, 환전, 포켓와이파이 수령, 통신사 어댑터 수령 및 데이터차단까지 다행히 막히지 않고 끝냈다. 두 분은 패키지를 하면 이런 건 별로 신경 쓸 일이 없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할 게 많냐고.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은근 신경 쓰이는 자잘한 일, 미션 클리어.

 


누가 해준 말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밥'이라고 했다. 다른 건 몰라도, 끼니는 제때 챙겨 먹어야 즐거운 여행이 된다고. 공항에서의 첫끼는 무난하게 드실 수 있는 한식으로(면세점 내 푸드코트에 있음). 된장찌개랑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만장일치로 맛은 된장찌개가 win. 

이렇게 한참 먹고 있는데 걸려온 전화 한 통. 우리 캐리어에 보조배터리가 있어서 암호만 알려주면 그것만 빼고 진행하겠다고. 원래 잘 챙기는 편인데, 나사가 하나 풀렸는지 보조배터리를 그렇게 잃어버리고….



여행 날이 되기 전에 인터넷 면세점을 둘러보면서 뭐라고 살 거 없나 했는데, 도저히 살 게 없어서 빈손. 그 대신 아침을 챙겨 먹고 어머님이 사주신 커피. 카페 베네인 줄 몰랐는데? 맛있었음 됐고.  



어느 틈에 비행기에 올라타, 네 명의 신고서를 적고 있음. 비행기 타면 창가 인증샷은 빠뜨리기 그래서 찍었는데, 넘나 안 예쁜 것. 창마저 더러워서 쨍한 예쁜 사진을 못 담아내서 아쉬웠고. 바깥의 날씨는 좋아보이는데, 기류가 이상하게 안 좋다 해서 기체가 흔들흔들. 그와중에도 나는 잠만 잘 잤다고 한다.  



홍콩에 도착해, 짐도 찾고 이제 시내로 이동만 하면 되는데! 가지고 온 포켓와이파이가 공항에서 먹통이었다. 혹시 넷이 한꺼번에 써서 그런가 싶어 한 명만 연결했는데도 버퍼링이 너무 심했다. 사진에 보일지 모르겠는데, 네이버 메인 페이지가 뜨는데도 너무 오래 걸려서 답답해 죽는 줄. 유심칩을 사야 하나 하고 찾았다가, 일단 호텔로 먼저 이동하기로 결정. 그 사이 공항와이파이로 '공항이라서 잘 안 될 수 있다'는 답변을 겨우 얻었는데, 장소를 옮겨도 여전히 와이파이는 잘 안 터졌고, 결국 로밍을 신청했다. 그러고 상담을 또 하려니, 상담시간이 지났다는 공지만 뜨고, 억울해서 이렇게 여기다가 하소연. 다음부턴 속 편히 로밍해버리는 게 낫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