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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Day 1. 홍콩 -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

Day 1. 홍콩 -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



센트럴 융키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우리의 다음 일정은 홍콩의 제일 명소 '빅토리아 피크'에 가는 것. 임뚱하고 이전에 와봤던 곳이긴 했지만, 가장 강렬했던 기억을 꼽으라 해도 과연 이곳이었기 때문에 빼놓을 수가 없었다. 센트럴에서 빅토리아피크행 버스를 타려고 천천히 걸어서 정류장으로 이동 중. 



홍콩은 역시 밤. 점심을 먹기 전까지만 해도 이국적이긴 했지만, 색다르다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밤이 되니 부모님도 카메라를 꺼내서 거리를 찍기 시작했다. 나도 그전보다 확실히 카메라를 드는 횟수가 많아졌고. 정류장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건물이 어쩜 하나같이 멋있는지 멈춰서길 반복. 조명 하나로 도시가 이렇게 근사해질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참을 구경했다. 


 

빅토리아피크로 가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는 버스를 택했다. 피크트램 앞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방황했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생각하지도 않았고, 자연스럽게 '시티홀 정류장 → 15번 버스 → 빅토리아 피크(종점)'로 가는 방법을 택했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고, 차가 오지 않아서 마음을 졸일 때쯤 나타났다. 체감상 15분 정도의 간격이었던 것 같다. 버스를 타면 정상까지 40분 정도 달린다(요금은 옥토퍼스 카드로).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일반 가정집이나 은근한 야경도 볼 수 있는데, 자리가 너무 좁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린다는 단점이 있다(결국 어머님은 약도 드셨음ㅠㅠ). 



드디어 고생 끝에 만난 빅토리아 피크 야경. 4월에도 왔던 곳이라 감흥이 있겠나 싶었는데, 있더라. 4월엔 안개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면 이번엔 정말 쨍하게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헤매고, 기다리는 게 일인 자유여행이라 지쳤다가도, 요런 멋진 경관을 만나면 부모님도, 우리도 다시 힘이나곤 했다. 이 사진은 관광객이 많아서 기다리다가 뚫어서 잡아낸 사진. 마침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할 때라 멀리서 레이저 조명도 보인다. 



한참을 서서 야경을 바라보다가, 그냥 내려가려니 아쉬워서 눈앞에 있는 '와일드 파이어(Wild Fire)를 들어가기로 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빅토리아 피크 식당으로 '부바 검프'랑 '와일드 파이어'를 고르던데, 이렇게 가게 될 줄은 몰랐네. 



융키에서 늦게 먹어서 거하게 챙겨 먹긴 그렇고, 기분 낼 겸 각자 병맥주를 하나씩 마시기로. 호가든과 아사히로 양분된 취향. 여기에 오기 전에 관광객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사진을 건져냈는데, 여기서는 완전 여유롭게 전망을 누릴 수 있었다. 날씨도 선선해서 테라스석도 괜찮았고,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는데 나름 화룡점정이 아니었나 싶었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