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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브레이크업-이별후애》 - 빈스 본, 제니퍼 애니스톤, 조이 로렌 아담스

넷플릭스의 영화 목록을 리모컨으로 훑을 때마다 <브레이크업>이 매번 눈에 들어왔다. 괜찮게 봤던 영환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매번 그 제목을 볼 때마다 '다시 봐, 말아?'를 고민하곤 했다. 집에 혼자 있을 때 보기 좋은 영화란 생각에, 마침 혼자 있을 때 보기로 결정. n년 만에 다시 보기를 했다. 몇 년 전 봤던 영화가 시간이 지나니 별로였던 경우도 종종 있어서 불안했지만, 이번에 다시 보고 나니 역시나 좋은 영화더라. 

 

시카고에서 관광 가이드를 하는 게리(빈스 본)와 갤러리 큐레이터인 브룩(제니퍼 애니스톤). 이들은 야구장에서 초면인 게리가 강력하게 대시를 하면서 커플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적극적이고, 다정했던 게리는 점점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보이고, 가족을 초대하던 날 밤 일이 터지고 만다. 

그 일이라 함은, 퇴근 후에 브룩은 가족을 위한 요리와 데코에 정신이 없는데, 돌아온 게리는 준비는커녕 소파에 앉아 게임을 즐기려는 것. 그녀가 부탁했던 레몬은 개수도 맞지 않았고, 그녀가 신경 쓰는 데코는 쓸데 없다고 폄하하며, 앞치마를 걸친 채 손님을 맞이하기 싫다는 그녀를 두고, 도망치듯 샤워실로 향한다.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던 때에도 브룩의 오빠에게 전혀 맞춰주질 않고, 가족이 돌아간 뒤 설거지도 그녀의 몫이다. (사실 같이 해야 하는데) 도와달라는 그녀의 말에, 억지로 몸을 움직이며 신경질을 낸다. 

결국 폭발한 브룩은 게리에게 '이런 식이 아니라 기꺼이 도와주길 바란 것이었다'며 눈물을 흘리고, 발레도 안 가줬었다며 하소연하다가,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고 만다. 게리 입장에선 '레몬 → 설거지 → 발레 → 이별' 어리둥절이지만, 여자는 깊이 공감하는 부분. 어쩜 상황과 대사들이 현실적인지,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라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중. 

 

헤어질 마음은 없었지만, 이번 기회에 자신의 소중함을 게리가 깨닫길 바라는 브룩. 친구들 모임에서 그를 제외시키거나, 다른 남자를 만나는 척을 하는데, 그렇게 애를 쓸 때마다 게리는 엇나간다. 결국 같이 살던 집도 부동산에 내놓고, 마지막으로 콘서트를 같이 가자고 했지만 이것마저 바람 맞고, 서로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사이임을 알아간다. 게리는 뒤늦게 속마음을 고백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시간이 흐르고, 달라진 일상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둘. 그러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고, 애틋한 감정이 또 한번 이들에게 스친다. 지난날의 다툼은 잊었는지, 웃는 얼굴로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방향으로 걸어가고, 영화는 끝이 난다. 

그때 흘러나오는 음악은 Johnny Nash의 I Can See Clearly Now라고.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사건 사이사이에 일어나는 서로의 밀당, 감정의 흐름이 너무 좋은 영화. 특히 두 사람이 이별을 직감하고, 잠시 말이 없어졌던 이 사진 속 장면도 좋았다. 

 

게리, 브룩 두 사람의 워낙 중심인 영화라 다른 인물들은 언급조차 안 했지만, 잠깐 나와도 존재감 확실했던 조연들. 

그나저나 이때의 제니퍼 애니스톤은 정말 너무 예쁜 것 같다. 매력이 흘러넘쳐. 브래드 피트 왜...... 왜..... 
<브레이크업>은 권태기를 겪는 연인이나, 서로가 너무 익숙해진 오래된 커플이 같이 봐도 좋을 것 같은 영화. 혼자 봐도 물론 괜찮음. 10년도 더 된 영화지만, 사람 사는 거 똑같아서 공감포인트 많으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