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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개봉 전후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히 신드롬 <어벤져스 : 엔드게임>. 원래는 씨네드쉐프를 사전 예매로 걸어두고 개봉일만을 기다렸었는데, 하필 영화를 보려던 날에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것이 그만.. 상영시간에 맞춰 깨버렸고. 씨네드쉐프와 어벤져스는 동시에 떠나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푸껫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궁금함만을 안은 채로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300만, 500만, 700만 계속해서 어마어마한 관객을 동원하는 걸 매 기사로 접하고, 사람들이 명대사로 덧글 놀이를 할 때 답답+초조가 고조되었다. 이후 다시 한국에 도착하고서 바로 극장으로 향해 영화를 다 본 후에야 한결 마음이 후련해졌다. 

 

<어벤져스>가 이번에 열풍처럼 번졌던 것은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주요 배우들이 하차를 하기 때문이었다. 하차 배우 몇몇은 거론되었지만 정확히 누가 그만두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어서 더더욱 초미의 관심사로 등극. 몇 주간 궁금해서 안달복달했던 것에 비하면 내용 면에선 솔직히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3편만큼의 긴장과 임팩트는 없었다. 오히려 지난날 수고한 배우들에 대한 헌정 무비에 가깝다. 다른 영화였다면 이게 뭐야,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름 이 배우들을 좋아했던 만큼 기분 좋게 3시간의 긴 러닝타임도 견딜 수 있었다. (포스팅을 쓰는 사이 역대 최단 기간 천만 관객을 찍었다. 그런데 이제 시작인 느낌이라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는 게 더 대단)

 

이번 <어벤져스>는 인피니티 워에 이어서 최강 빌런 타노스와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스토리(이하 스포 有). 타노스가 스톤을 다 모아 인구의 반을 먼지로 날려버린 후 5년, 사랑하는 동료, 가족, 이웃들을 잃은 사람들은 상처로 하루를 겨우 견뎌내며 지낸다. 그러던 중 앤트맨이 등장, 과거로 돌아가면 현재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주장한다. 실의에 빠져 있던 어벤져스는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아이언맨을 찾아간다. 그는 단박에 거절하지만, 그 손톱만큼의 희망이 어쩐지 마음에 걸린다. 늦은 밤, 혼자서 가설을 시뮬레이션 해보는데, 성공한다는 걸 알자 다시 합류하기로 결정. 이후 방황하는 호크아이, 토르, 헐크를 찾아가 태세를 갖춘다. 

 

그렇게 히어로가 모여 시간을 되돌리고, 흩어져 스톤을 모은다. 예상과 달리 일은 뒤죽박죽 꼬이기도 하고, 블랙위도우는 죽음을 맞는 등 시련이 생긴다. 어쨌든 어벤져스. 이들은 스톤을 다 모으고, 먼지가 되었던 사람들은 되살아난다. 하지만 타노스는 이미 네뷸라를 통해 어벤져스의 작전을 모두 파악했고, 이들의 스톤을 가로채고자 한다. 이후 벌어지는 어벤져스 vs 타노스의 최후의 대결은 역대급 퀄리티. 마블의 히어로들이 이렇게 많았었나, 싶을 정도로 반가운 히어로를 하나씩 다 비추고, 최강 빌런답게 타노스는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이 싸움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

 

결국 싸움 끝에, 타노스에게 스톤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아이언맨이 스톤으로 손짓을 딱 하고, 치명타를 입은 그는 죽음에 이른다. (자기밖에 모르던 아이언맨은 모두를 위한 죽음을 선택) 눈물의 장례식 후, 스톤을 돌려놓으려 과거로 돌아간 캡틴아메리카는 반전의 선택을 한다. 바로 노년의 삶을 택한 것. 항상 강한 책임감으로 모든 부담을 짊어지려 했던 그는 마지막에서야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한다. 다른 듯했지만, 서로 조금씩 달라진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의 마지막. 그렇게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끝이 났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아이언맨과 딸이 있던 장면. "3000만큼 사랑해"라는 명대사를 남겼고, 아이언맨과 캡틴아메리카가 하차한다는 건 어렴풋 알고 있었는데, 블랙위도우의 죽음은 충격. 솔로 무비 하나 없어서 만들어줄 줄 알았는데, 장례식도 없이 허무하게 가버린. 그리고 토르는 근육질 다 어디로 가고 배 나온 술주정뱅이 아저씨로 나타났는데, 충격이었지만 매력은 여전. 이번 편에서 개그 담당이었던 헐크도 귀엽. 이 외 다시 봐서 좋았던 완다 막시모프, 캡틴 마블.

 

히어로 무비인데 눈물을 흘렸다는 리뷰를 봐서, 설마~ 했는데 옆자리 사람이 울었다. 울컥, 하는 부분이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눈물까지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그만큼의 애정이 있구나, 하는 실감을 하게 했던 시간이었다. (뭔가 마지막이 아련하게 끝나서 '로건'을 보는 듯)

 

한국에 프로모션 왔던 배우들. 보통 내 포스팅에는 스틸컷 외에 넣지 않지만, 예외로 넣고 싶어서 추가. 로다주, 브리 라슨, 제레미 레너.

다른 얘기지만, 그동안 한국으로 프로모션 오는 게 대순가 싶었는데, 푸껫에 있는 동안 TV에서 어벤져스 프로모션 영상이 나오는데 한국이 계속 언급되어서, 흐뭇.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영화 프로모션을 한국에서 하는 일이 굉장한 거구나, 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