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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 제니퍼 가너, 마크 러팔로

지난번에 넷플릭스로 산드라 블록 주연의 <프로포즈>를 보고, 그에 이어서 또 가벼운 (옛날) 로코를 찾을 셈으로 목록을 훑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것이 제니퍼 가너와 마크 러팔로 주연의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2004년작으로, 13살인 제나가 당당한 30살 어른이 되고 싶다고 갈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녀 옆에는 항상 절친한 매트가 있는데, 13살엔 그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30살 미래로 훌쩍 건너와 이런저런 사건에 부딪히면서 진정한 친구와 자신이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에 깨우쳐간다. 

 

이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는 팔할이 마크 러팔로. 그가 출연했던 몇 작품들에 의해 완전 호감형 배우로 내게 거듭났는데, 그의 로맨틱 코미디라니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은 영화 포스터를 예전부터 봐왔지만, 거기엔 여주인 제니퍼 가너가 홀로 나와 있어서 마크 러팔로가 나오는 건 알지 못했었네. 

1987년, 13살인 제나는 누구에게도 무시 받지 않는 30살 당당한 어른이 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학교에서 잘나가는 루씨(를 비롯한 6공주)에게 조롱당하기 일쑤. 그러다 숙제를 대신 해주는 대신 친구들을 자신의 생일파티에 초대하는데, 그중 영악한 루씨는 제나에게 '천국에서의 7분'이라는 게임을 제안한다. 벽장 안에 눈을 가리고 기다리면 좋아하는 남자를 그쪽으로 불러주겠다는 것. 순진한 제나는 벽장에 들어가고, 파티에 초대된 아이들은 숙제만 가로채고 달아나버린다. 자신의 비참한 꼴을 매트에게 발견당하고, 눈물은 흘리는 제나. 매트는 그녀를 위해 집을 만들어주고, 마법의 가루를 뿌리며 그녀를 위로하는데….

 

눈을 떠보니 30살이 되어 있는 그녀. 눈앞에 웬 낯선 남자가 헐벗어 있고, 테이블에 놓인 온갖 고지서들은 그녀 앞으로 날아와 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이 꿈에 그리던 패션잡지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당황한 그녀는 매트를 찾아가지만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이전에 연락이 끊겼고,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런 것쯤 대수롭지 않은 제나는 계속해서 매트를 만나고, 자신이 바라는 완벽한 30살을 보낸다. 그런데 즐거워야 하는데, 30살인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회사 동료의 남편을 꾀어내 불륜을 벌였던가 하면, 회사 잡지의 정보를 팔아 넘겼고, 가족과도 등을 지고 있었다. 게다가 믿었던 친구 역시 자신의 뒷담화를 하며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화려한 30살은 허울이라는 걸 알고, 조금씩 바뀌어가는 제나. 그리고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 감정이 되살아나면서 그녀와 가까워지는 매트.  

 

마침내 제나는 매트의 결혼식에서 고백하지만, 매트는 마음과 달리 거절하고 만다. 그리고 그가 간직해오던 제나를 위해 만든 집 모형을 다시 선물한다. 그리고 마법의 가루(?)의 효과가 다시 나타나 다시 13살로 되돌아간다. 이후 제나는 철없던 자신의 태도를 바꾸고, 좋아하는 매트와 결혼에 골인하면서 미래를 바꾸며 엔딩. 

 

영화를 보기 전에 리뷰를 훑었는데, "몰입도 장난 아님" "몇 번을 봐도 즐거워지는 영화"라는 평이 있었다. 평도 괜찮아서 봤는데, 그럭저럭 킬링타임 용으로 볼만은 하지만, 그렇게 괜찮은 영화인지는 잘 모르겠... 전반적으로 좀 유치한 설정. 레스토랑에서 초딩 남자한테 말 걸었던 거나, 집에 애들 초대해서 이야기하는 거나... ㅠㅠ  게다가 30살 때 제나의 철없음이 사랑스러움으로 포장되는 것 같아서 몰입하기 힘들었다(영화지만). 결정적으로 약혼녀를 두고 바람(?)이나 다름 없던 두 사람 아닌가. 기대에 부풀어서 봤던 로코였는데, 생각보단 내 취향에 맞지는 않았던 아쉬운 영화. 참, 마크 러팔로는 당분간 헐크로만 만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