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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잠실 자동차극장 첫 이용기

임뚱이랑 매일 똑같은 주말을 보내다 보니 뭔가 색다른 걸 하고 싶어서 자동차극장을 찾았다. 영화는 자주 보지만, 자동차극장은 처음이라서 뭔가 두근두근. 우리가 보려던 영화는 <돈>이었고, 주차를 해야 할 텐데 언제 가야 할지 몰라서 영화 상영 시간 20분 전 정도에 도착했다. 내비엔 '잠실자동차극장'이라고 검색해서 찾아감.

 

사진 속에 보이는 건 매표소. 매표소에서 카드로 22,000원을 결제했고, 그러면 영수증 같은 주차권을 준다. 영화가 끝나고 도로 나갈 때 보여주면 된다고. 매표소에서는 영화를 고르고 2개의 상영관 중 어디로 갈지 알려준다. 상영관 쪽에도 사람이 있어서 안내에 따르면 됨.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주차를 했다가 다시 옮김.. 

 

잠실자동차극장 사이트에서 캡처해온 상영관 안내도. 스크린이 양쪽에 2개 있고, 그 사이에 매점, 그 위쪽으로 화장실이 있다. 단촐한 구성.

 

20분 전에 왔더니 첫 번째 줄 끝쪽으로 배치를 받았다. 첫줄이라 괜찮았는데, 약간 사선으로 봐야 해서 살짝 아쉬웠다. 그리고 확실히 야외라 그런가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스크린이 좀 멀게 느껴져서, 시력이 좋지 않다면 힘들겠다는 생각도.. 자막은 없어서 모르겠지만, 디테일한 소품 같은 것들이 잘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었다. ㅠㅠ 

 

자동차극장의 장점은 내 차 안에서 먹으니 마음껏 편하게 음식을 먹고, 떠들 수 있다는 것. 허름하게 갖춰진 매점에 들어가서 몇 가지 군것질거리를 골랐다. 안에서 사진을 찍기엔 너무 작았고, 종류도 생각보다 더 없어서 패스. 과자 자체도 뭔가 대중적인 게 아니라 평소에 잘 눈에 안 띄는 제품이 더 많았던 것 같다...ㅠㅠ 이럴 거면 집에서 먼저 사오는 건데 하고 생각했을 정도. 가격도 더 붙는 편이라서 다음 번에 또 온다면 여긴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단 이날 산 것은 콜라, 포카리스웨트, 육포1, 2, 새우칩. 평소 극장에 가서 팝콘 먹는 걸 좋아해서 팝콘의 부재가 너무 아쉬웠음ㅠㅠㅠㅠ 팝콘을 못 먹을 거면 정말 치킨이라도 가져갔어야 했나.. (영화보다 다른 거에 목적이 더 큼)

 

그래도 여기에 온 목적은 영화도, 먹는 것도 아니고 뭔가 색다르게 데이트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거니까 그런 면에서는 성공. 자동차극장이란 게 대체 어떤 건지 궁금했었는데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좋았다.

 

영화는 주차권 같은 데에 주파수가 쓰여 있어 거기에 맞춰 틀어놓고, 상영이 시작되면 앞의 큰 스크린을 통해 보면 된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안 되고, 실내등을 켜지 않는 등 몇 가지 주의할 점만 주의하면 될 듯. 초반엔 극장이 아닌 자동차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게 어색해서 음량을 줄였다 높였다 했는데, 좀 지나니 금방 적응되고, 시트를 눕혀서 편하게 볼 수 있었던 건 좋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없다고 생각되니까 영화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졌던 느낌. 거기다 밤이라 그런가 좀 추워서, 여름에 오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도.  

 

영화가 시작했을 때는 정신이 없어서 하나도 찍지 못했.. 좋았던 건 집에 오는 길에 한강의 야경을 만끽했던 것.

한강 야경 같은 걸 보고 있으면 막 성공한 것 같고 그런 느낌이 든단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