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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종로 영풍문고 무인양품 :: 퇴근하자마자 첫 방문기

종로 영풍문고 무인양품 :: 퇴근하자마자 첫 방문기

 

부쩍 미니멀라이프, 정리수납, 살림 같은 것들에 관심이 생기면서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들은 자고로 물건을 최소한으로 가지고, 홀가분한 생활을 하자는 것인데, 물욕이 단번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극단적인 미니멀보다는 '지금보다 단정한 생활' 정도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단은 깔끔하고 단정한 집을 만들고 싶은 게 목표.

 

덕분에 몇 년 동안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조금씩 비워내고 있고, 청소도 (전보다) 열심히 하면서 생활의 방식을 바꾸어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자꾸 집이 어수선한 느낌이 들어서 미니멀리스트들이 애용한다는 무인양품 제품을 너무 갖고 싶어졌다(미니멀라이프 책을 읽는데, 물건이 갖고 싶어지는 아이러니). 무인양품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면서 갖고 싶은 물건들을 캡처해두고 있었는데, 막상 퇴근하고 명동, 강남, 신촌 같은 데까지 갈 생각을 하니 너무 귀찮은 것.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얼른 명동에 가자, 하고 맘먹고 있던 때, 종로 영풍문고에 새 매장이 생겼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종로는 회사하고 가까워서 퇴근하고 곧바로 가보았다. 무인양품이 생기면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뀐 영풍문고. 기존보다 좀 더 트렌디해진 느낌도 나고, 내가 좋아하는 서점과 무인양품이 같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ㅜㅜㅜ

 

마음에 들어서 찍어둔 제품들. 언젠가의 쇼핑 리스트.

몇 달 동안 갖고 싶었던 게 확고했어서 원하는 물건을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사이즈를 정확하게 알고 오지 않아서 이게 맞는지 조금 애매하긴 했는데, 그러려니 하면서 골랐던 것들이 다행히 괜찮았다. 어차피 사이즈가 안 맞더라도 디자인이 깔끔하니까 다른 용도로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도 어렴풋 있었다.

 

이날 10만 원 가까이 물건을 샀는데(산 물건들은 따로 포스팅 예정), 마침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건지 '무인양품 앱'을 다운받아서 등록하면 전 품목 10%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다(~4/1까지). 일부 품목들은 따로 세일도 하고 있어서 합쳐서 할인하니 꽤 쏠쏠했다. 거기다 이 앱은 구매 내역이 따로 기록되는 데다, 제품 정보를 얻기도 좋고, 구입액에 따라 마일리지도 쌓여서 때마다 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무인양품 제품은 자주 사게 될 것 같아서 너무 괜찮은 제도 같음. 

 

여기에 찍어둔 사진들은 다 갖고 싶었지만 아직 지르지 않은 것.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한번에 다 못 살 것 같아서 기억해두려고 열심히 찍어둠. 밥도 안 먹었는데, 물건 구경하는 게 이렇게 좋다니. 

 

집에 다 없는 물건이 아닌데, 기능 & 디자인이 확실히 차이가 나서 물욕 폭발. 우산은 경량이라서 매번 가방 속에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았고, 텀블러를 쉽게 닦을 수 있는 스펀지도 디자인이 심플해서 좋아보였고(집에 있는 건 프랑프랑제품인데 넘나 알록달록ㅠㅠ), 국자 받침그릇도 실용성이 너무 돋보이는 것. 

 

갖고 싶은 라탄 테이블매트, 예뻐서 찍은 식탁, 생각보다 더 맛있던 고구마 과자

아마도 나는 라탄의 노예인 듯. 코스터랑 테이블매트에 너무 치여버렸다. 평소 요리도 제대로 안 해 먹는데, 왠지 이런 제품 하나씩 갖고 있으면 대충 먹는 저녁도 근사할 것 같은 느낌. 충분히 예쁘지만, 일단은 테이블매트가 2만 원이 넘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기로. 오래오래 고심하고 사면 그만큼 기쁨이 더 크니까. 

 

무인양품 종로 영풍문고점은 듣기로 국내 최대라던데, 기대보다는 크지 않았다. 지하1, 2층에 있는데 서점과 함께 쓰는 공간은 몰라도, 아래층은 단독으로 무인양품 매장일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래도 웬만한 제품들은 다 있어서 헛걸음할 일은 없겠다 싶다. 제품이 예쁘니 매장 분위기가 좋아서 특별히 살 게 없어도 자주 들를 것 같다. 이번 주 금요일에도 또 갈 예정.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