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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강릉, 김명자낙지마당 @매운낙지볶음

순두부 이후로 저녁 먹으러 외식. 올 때마다 의도한 건 아닌데, 어머님께서 강릉에 있는 숨은 맛집들을 하나씩 데려가주셔서 블로그에 올릴 게 넘침. 이번엔 '김명자낙지마당'이라는 낙지집!ㅎㅎ 사실은 강릉에서 회가 특히 더 먹고 싶었는데, 임신 중에 날 음식은 먹질 못하니 다음으로 기약하고, 대신 맛있는 낙지를 먹음. 우리가 좀 이르게 움직였던 탓인지, 이때까진 손님이 우리뿐.  

 

가겔 들어오니 메뉴와 함께 낙지의 효능이 제일 먼저 보였음. 테이블마다 비닐 시트가 깔려 있었고, 가게는 엄청 깨끗한 상태-. 어머님께서 "원래 맛집이라 손님이 많은데, 왜 없지?" 했었는데, 우리가 좀 먹다 보니, 하나둘 차기 시작했다. 테이블 자리도 넓고, 좌식 입식 알아서 고를 수도 있고, 음식 자체도 손이 덜 가는 거라 먹기도 편해서, 좋았다. (알고 보니 서울에도 체인점이 있음. 체인점 덕후라 더 좋음)

 

여기선 낙지볶음(10,000원)이 기본인 것 같아서 그걸로 주문했는데, 이 외에도 만두, 연포탕, 찜, 전골 등 낙지로 된 다양한 메뉴가 있으니 원하는 대로 골라먹어도 좋을 듯. 맛은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어서, 기본맛 대신 매운맛 선택. 원래 엽떡 같은 매운 음식을 되게 좋아하는 편이고, 잘 먹는데 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매웠던 것 같다. 같이 나온 계란찜, 오이냉국 구세주. 

 

낙지볶음의 매력은 집게로 집어서 가위로 숭덩숭덩 써는 것. 먹기 전에 시선이 완전히 음식에 고정돼 있었다. 3인분을 시켰던 것 같은데, 자주 가는 회사 근처 낙지집보다 양이 훨씬 많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 먹을 수 있을까, 했던 듯. 

 

양이 많아서 자르는 것도 한참. 그래도 눈앞에 음식 두고 요렇게 기다리는 게 외식의 재미라 마냥 좋음.ㅎㅎㅎ 그리고 같이 나오는 줄 몰랐던 부들부들 계란찜하고, 시원한 냉국. 매운음식엔 진짜 계란찜이 진리. 매운 것도 못 먹는 임뚱은 계란찜도 마다하고 낙지만 먹다가 이날 비오듯 땀 쏟아냄.

 

그리고 2차는 집에 돌아와서 캔맥과 수다. 배도 부르고, 저녁엔 날씨도 좀 선선해져서 밖에서 마시기에 좋았던 날(나는 물이었지만). 공기도 좋고, 별도 엄청 반짝반짝하고, 멀리서 동그랗고 붉은 달이 딱 뜨는데… 진짜 멋있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