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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 기억에 남는 이곳저곳/종로, 강릉, 파주

 

-종로, 폴바셋 

꽤 정기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 서툴다. 종종 누군가를 생각하더라도 연락을 먼저 잘 하지 않고, 그저 잘 지내려니 하는 편. 그런데 같이 일했던 ES, EJ, YR씨와는 나도 놀랄 정도로 꾸준히 만나고 있다. 이것 역시 내 의지라기보다 먼저 만나자고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겠지.

늘 그렇듯 종각역에서 만난 후 이번엔 지하가 아닌 바깥으로 진출. 새로운 식당에서 얼큰 수제비를 먹었는데, 메뉴가 띄엄띄엄 나오는 바람에 빈정이 상해서 사진은 찍지 않음..ㅠㅠ 수제비보다 오히려 김치가 더 맛있었다고 한다. 2차로 간 카페는 예쁜 델 가볼까 하다가 오래 떠들 수 있는 곳을 찾아 폴바셋으로 이동. 확실히 맛은 있는 집. 오랜만에 만나서 최근에 나타나 회사 내 빌런 얘기를 들었는데, 너무 충격- 일을 그렇게 해도 월급을 받고, 어찌어찌 다닐 수 있구나.. 

 

-강릉, 남항진

짧은 추석 연휴 기간이라 어딜 가볼 생각은 못하고, 만만한 안목해변이라도 가볼까 했다. 그런데 근처로 갔더니, 길게 정체된 차들은 무엇? 지금 갔다간 사람들 때문에 치이겠다는 생각에 0.1초 만에 가볍게 포기.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남항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뭔갈 보려 하기보다는 짧게 산책할 목적으로 들렀다는 게 맞는 상황. 확실히 여긴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고, 조용히 낚시를 즐기거나 산책하는 이들뿐이었다. '그럼 좀 걸어볼까~?' 하고 다리를 건너려는데, 바람에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날리는 사태가 발생. 결국 잠깐 바다 구경만 하고선 돌아왔다. 여기 있던 시간은 이틀 중 20분도 채 안 됐던 것 같은데, 그래도 사진으로 남기니 기억이 오래오래- 

 

-강릉, 투썸플레이스 

미련 없이 남항진을 벗어나 강릉의 카페를 어디 가볼까, 했다. 예쁜 델 찾아보려 했지만 역시나 귀찮고, 또 생각해 보니 친척들은 이미 돌아갔고, 어머님 아버님은 일하러 가셔서 집이 텅 빈 상황.

 

결론 : 아무 카페나 가서 사 들고, 집에 가서 먹는 게 제일 낫겠네^^

 

결국 투썸에 들러서 각자 마실 것과 디저트 하나를 들고 집에서 쉬다가 서울로 올라가기로 결정. 강릉에 올 때마다 '예쁜 카페'에 대한 로망이 있지만, 선택은 프랜차이즈인 것. 원래 카페를 잘 안 가니까 뭐. 다행히 처음 마셔본 '모카칩 프라페'가 너무 맛있어서 좋았음. 인생 음료!ㅎㅎ  

 

-파주, 이름 모를 카페 

이틀을 강릉에서 보내고, 이어진 추석 연휴엔 엄빠를 보러 파주로 이동. 원래는 저녁을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우려했던 대로 시골인지라 식당이 별로 없고, 연휴도 겹쳐 운영시간도 짧아서 마땅히 먹을 만한 곳이 없었다. 점심도 늦게 먹은 터라 그리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것도 한몫하여 밥 대신 차나 마시자고. 엄빠가 한번 와 봤었다는 7080 분위기의 자연주의 카페로 갔다. 임뚱 하고 둘이 온다면 안 왔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ㅋㅋㅋ 엄빠st 카페.

 

메뉴판을 살펴 보다가 놀라기도. 무려 믹스커피를 5천원에 파는 당당함.ㅋㅋ 뭐 먹지 하다가 오랜만에 아포가토를 주문, 어떤 맛일까 무서웠지만(?) 예상했던 그맛이라서 다행이었다. 여기서 복불복으로 준비한 용돈 전달식도 갖고, 미래의 손주 이름도 고민해보고, 10월에 가기로 한 제주 여행 얘기도 살짝.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찍사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던 엄마의 프사는 결국 내가 찍어준 게 아닌 아빠가 찍어준 걸로..☆

예전엔 사진 1도 안 찍는 아빠랑 많이 찍고보자 주의의 엄마는 극과극 성향으로 티격태격했었는데, 요즘엔 아빠가 참 잘 찍어준다. 여전히 투덜대는 나를 반성.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엄빠가 서로 맞춰가는 걸 보는 건 어쨌거나 흐뭇- 

 

 

날씨가 비가 오고, 우중충해서 예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나름 운치 있는 카페 전경. 카페 주변엔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숙소도 있었는데, 여기서 하루 종일 뭐 할까나 싶었다. 이후 엄빠랑은 헤어지고 서울로 올라감.

 

연휴가 짧아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짧아서 더 중간중간 많이 쉬게 된 것 같은 추석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