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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간만에 여기저기 데이트

간만에 여기저기 데이트

 

 

건대 커먼그라운드에서 점심을 해결하고서 원래는 카페 가서 임뚱이랑 공부를 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하고 플스방으로. 생애 처음으로 가 본 플스방. 룸카페처럼 룸이 나뉘어 있고 그 안에서 게임을 하는 건 줄 알았는데, 뻥 뚫려 있는 곳에서 화면을 보고, 조이스틱을 들고, 소파에 앉아서 게임을 하는 곳이었다. 요금은 후불로, 이용한 시간만큼 계산해서 지불한다. 우리는 철권이랑 무슨 조조, 관우 나오는 게임을 했더랬다. 철권은 아무거나 눌러도 이겨서 재밌었는데, 뒤에 했던 게임은 지도를 못 봐서 길을 못 찾으니 재미가 반감됐다. 그래도 게임해보니 왜 사람들이 플스방에 가는지 이해는 되었다. '나중에 사서 집에 둘까?'란 얘기도 했었다.

 

 

먹은 지 얼마 안 됐지만, 카페를 가기로 일정 중에 있었으므로 또 마시기. 망고 식스에 갔는데 임뚱은 망고코코넛을 시켰고, 나는 플레인 요거트 스무디. 둘 다 맛있었다. 언제나 느끼지만 플레인 요거트 스무디는 어딜 가더라도 실패하지 않는 실패불패의 메뉴다. 메뉴고자라 뭘 시켜야 할지 항상 두려운 내게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어쨌든 카페에서 공부를 하기로 하고 들어왔지만 별로 하지도 못했다. 이런 일이 얼마 없어서 그런가 집중이 되질 않았다. 일본어 단어 몇 번 끄적대고, 한국어 문법 끄적댄 게 고작이었다.

 

 

카페에 있다가 임뚱이랑 심심해서 ㅇㅈ오빠도 불렀다. 건대에서 볼링을 치려 했었는데, 아무래도 임뚱은 안 내키는 눈치였다. 내가 '볼링'이란 말을 할 때마다 말을 돌렸다. 할 게 딱히 없어서 한양대로 옮겨와 오락실에 갔다. ㅇㅈ오빠랑 임뚱은 철권을 열심히 했다. 싸우는 게임 말고 보글보글이나 테트리스나 할 줄 아는 게 전부라 쭈그리처럼 있다가 비행기 게임에 도전했다. 옛날보다 실력이 늘어서 다행히 재미를 느껴, 몇 판 했는데 같은 곳에서 죽었다. 젠장. 더 열심히 투자해야겠다.  

 

 

ㅇㅈ오빠도 불렀는데 오락도 질렸고, 할 것도 없어 '종로 빈대떡'이라는 곳으로 들어왔다. 밤막걸리를 시켰고, 안주를 나보고 고르라기에 해물파전을 골랐다. 역시나 부족했다. 메뉴고자는 그냥 되는 게 아니다. 비주얼은 좋은데, 파의 매운맛이 다른 곳보다 많이 느껴졌다(내 기준).  임뚱은 뒤늦게 굴전이 나았겠다라는 소릴 했다. 그래도 남김 없이 다 먹었고, 밤막걸리는 세 병이나 마셨다. 나중에 둘이서 일 얘기를 하길래 집중이 안 돼서 이제 아무도 안 하는 것 같은 고전게임 '애니팡'이나 하면서 딴짓이나 했다. 뭔가 되게 하루 종일 열심히 돌아다닌 거 같은데 한방이 없던 일요일의 데이트였다.  

 

 

+) 참고로 한양대 종로 빈대떡 메뉴 가격은 위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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