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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바쿠만(バクマン) - 사토 타케루, 카미키 류노스케, 고마츠 나나

바쿠만(バクマン) - 사토 타케루, 카미키 류노스케, 고마츠 나나



지난 주말 오랜만에 본가에 갔다. 본가에서 보는 tv에 무료 신작 영화 리스트가 있어서 뭐가 있나 둘러보다가 일본 영화 <바쿠만>을 발견. 신작 리스트라고 해도 이미 <바쿠만>은 2015년 개봉작. 어느 때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영화 소개 채널에서 이 영화를 봤던 기억도 있었고, 또 몇 달 전에 오랜만에 유튜브로 달렸던 <데스노트>와 원작자가 같기도 했고, 겸사겸사 일본어 듣기도 연습하는 셈 치자는 세 가지 이유의 콜라보로 보기 시작했다. 재미없으면 꺼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덜 유치하고, 전개가 깔끔해서 무난하게 다 보게 됐다. 



영화 <바쿠만>은 만화가에 대한 이야기. 먼저 마시로 모리타카라는 이름의 고딩이 나온다. 이 고딩은 만화를 좋아하고, 동경하지만 만화가였던 삼촌이 괴로웠던 걸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뛰어난 작화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오로지 짝사랑녀를 그리는 데만 그 능력을 다 쓰고 있다. 또 한 명의 고딩, 타카기 아키토는 그림은 초딩보다도 못 그려도 스토리텔링은 기가 막히게 잘한다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아키토는 마시로를 주목하고, 꼬드긴다. 망설이던 중 짝사랑녀 아즈키가 나타나고, 뜻밖에 두 사람을 응원한다. 

만화가가 되기로 한 두 사람은 먼저 'W워스'의 콘티를 짜고, '소년 점프' 편집부를 찾아간다. 편집자는 처음엔 시큰둥하다 둘의 잠재력에 급관심을 보이고, 몇 번의 과정을 거쳐 두 사람은 '소년 점프'에 연재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좋은 것도 잠시, 이들의 눈앞에 거만한 천재 만화가 '니이즈마'의 등장한다. 엄청난 실력차에 기가 눌린 두 사람은 꺾고 말겠다고 의욕을 보이지만, 첫 연재는 잠잘 시간도 없을 만큼 벅차고, 거기에 잡지의 랭킹 압박까지 드리워진다. 

그렇게 만화가의 일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점차 깨닫는 한편, 두 사람은 아즈키를 투영한 캐릭터로 재기를 노리는데, 결국 이 일은 마시로가 아즈키와 이별하는 빌미가 되고 만다.  사랑도, 체력도 잃었버린 마시로. 하지만 "우정, 노력, 승리"의 치열함을 맛본 고딩은 또 한번 타카기와 만화가의 길을 걷기로 한다. 



줄거리만으로 리뷰가 꽉 차버린.. 볼 때는 술렁술렁 이야기가 전개된 거 같은데, 좀처럼 정리하려고 하니 뭔가 쳐내기가 안 된다. 이 얘기도 해야 될 거 같고, 저 얘기도 해야 될 거 같고. 은근히 알찬 영화였다는 걸 리뷰를 쓰면서 깨닫는다. 아무래도 원작 자체가 만화가들이 그린 만화가의 세계이니, 현실적인 내용이 잘 담긴 것 같다. 너무 이상적인 모습 말고, 너무 멋 없지도 않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좀 많았는데, "고딩이라도 프로를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던 장면, "만화가가 고민할 때 편집자는 결국 작가의 편에 서야 한다"던 장면도 그것에 해당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봤던 거 치고, 은근 맘에 남는 게 많다. 


만화 소재라 영화 자체가 CG로 만화를 그려내는 장면이나, 음악 같은 것들이 신선했고, 배우도 청춘느낌이 나서 좋았다. 고마츠 나나는 첫사랑이미지를 잘 살렸고, <의붓 엄마와 딸의 블루스>에서 처음 본 사토 타케루의 풋풋한 모습도 새로웠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카미키 류노스케가 <너의 이름은>의 남주였다는 것. <바쿠만>과 전혀 상관없지만 그냥 신기. 편집장은 좀 낯익다 싶었는데 릴리 프랭키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