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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성수동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 :: 띵굴스토어, 아크앤북

성수동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 :: 띵굴스토어, 아크앤북



최근에 성수동에 떠오르는 핫플 성수연방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읽고 있던 잡지에 또 등장해주니, 동네 주민으로서 꼭 가보고 싶단 마음이 들기 시작해서 지난 주말 먼저 다녀왔다. 


성수연방은 1~3층으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카페, 라이프스타일숍(띵굴스토어), 창화당 등 식당, 서점(아크앤북) 등이 입점해 있었다. 위치는 성수역에서 3번 출구로, 도보 8분 정도면 도착한다. 성수동에서 유명한 대림창고랑은 도보 2분 거리. 주차 공간도 있는데, 이런 곳에 올 때는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마음이 편안할 것 같긴 하다. 온 김에 동네 천천히 걸어다는 것도 좋고.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곳은, 띵굴스토어랑 아크앤북. 요기를 보러 왔는데, 이것 외에도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포스팅에 적어둔 '파빌리온'에서 기념사진도 놓치지 않았다. 성수연방 가운데에 자리한 이 파빌리온에서 설원에 온 듯한 콘셉트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야말로 성수연방의 포토존. 재밌는 사진은 건질 수 있는데, 사실 조형물 자체 실물 퀄리티는 글쎄..? 




성수연방은 포토존 파빌리온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매장들이 입점해 있는데, 그중 제일 보고 싶었던 띵굴스토어는 1층에 자리했다. 띵굴마님이라는 이름으로 책도 냈었던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스토어까지 내다니, 궁금했다. 공간 자체가 넓기도 했고, 성수연방의 어떤 숍보다 인테리어가 제 인상적이었고, 제품 수도 가장 다양했던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둥근 형태의 벽(?). 뭔가 이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제품들은 주방, 침실, 리빙 등 각 공간들에 맞춰서 큐레이팅되어 있었는데, 하나같이 고급지고, 예쁘고, 갖고 싶은 것들이었으나 하나당 가격이 역시 세서, 쉽게 사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제품 몇 개 샀다고 우리집이 구제될 것 같은 느낌이 아니니까). 보니까 여길 둘러보는 손님들 중에는 구매보다는 구경쪽에 더 가까운 사람들이 많아보였다. 




전체적으로는 아이템들 많고, 예쁜데 이 숍 자체가 하나의 콘셉트를 가졌다기보다는 좋은 제품을 묶어둔 것 같은 느낌이기도.. 이런 매장을 잘 다녀보진 않아서 하는 소리일지 모르겠지만..ㅎ.... 그래도 전체 우드 톤도 맘에 들고, 여기에 식물로 장식해둔 건 너무 취향저격.. 저런 톤 다운된 우드도 좋아해서 열심히 구경했다. 




요리도 못하면서 그릇들에는 항상 치인다.. 어쩜 이렇게 우아하고, 깔끔한 느낌이 드는지. 왠지 이런 거 몇 개 갖춰두면 일상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하지만 그건 느낌일 뿐이겠지.ㅋㅋㅋㅋㅋㅋ 구경하는 동안 언젠가는 내 집도 이런 분위기로 살림을 갖춰야지, 했는데 오조오억년 걸릴 것 같다(손이 엄청 가야 할 텐데?). 




주방 공간을 지나치면, 침실 공간이 나타난다. 아늑하고, 깔끔한 분위기. 큰 유리창에서 햇살이 들어와서 공간이 더 분위기가 살았다. 수납장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것하며, 다 하나 같이 예뻐서 갖고 싶었다. 베개도 이쁘고, 애기 담요 같은 것도 귀여웠고, 요즘 라탄 바구니 같은 것도 갖고 싶어서 그런 것들도 엄청 눈에 들어왔다.  




띵굴스토어를 나와서는 2층에 있는 아크앤북으로 가봤다. 띵굴스토어만큼 기대했던 곳. 을지로에도 있다고는 들었는데, 거기는 평소 가는 구역이 아니다 보니 가야지, 하다가 아직도 못 가봤는데 그 사이 성수에 생긴 모양이다. 아크앤북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서점이었는데, 블루 톤 컬러가 공간을 밝고, 화사하게 해주고 있었다. 진열된 책 맞은편에는 큰 유리창이 곳곳에 나 있어서 더 밝고, 따뜻한 분위기. 


여기는 책 말고도 그와 어울리는 잡화들도 같이 진열하고 판매중이었다. 가방, 안경, 캐리어 이런 것들. 이런 큐레이팅이 일본의 츠타야에서 시도했던 걸로 아는데, 점점 작은 서점에서도 정석으로 변화해가고 있는 듯하다. 




책이 진열된 곳과 다른 한쪽엔 문구류를 팔고 있었다. 서점과 문구류는 뗄 수 없지. 예쁜 게 많아서 사진 찍으면서 열심히 돌아보는데, 솔직히 이것도 너무 비싸다. 노트가 너무 예뻐서 집고, 가격을 보면 ㅋㅋㅋㅋ 그 정도 가격으로는 쉽게 카드를 빼낼 수 없는 게 많았다. 그래서 눈요기. 내 것보다는 나중에 선물용으로 기분 좋게 구입할 만하겠다 싶었다. 근데,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오픈 세일 10% 중. 그래도 비-싸. 




아크앤북은 작다는 얘길 들었는데, 확실히 여유 있게 책을 둘러보기엔 좀 협소하단 느낌을 많이 받았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공간이 좁으니, 진열된 책 앞에서 책을 좀 살펴보고 있으면, 뒤에 사람이 지나가게 비켜줘야 한다든가, 오래 한쪽 진열장에 서 있기는 불편했다. 아직은 확실히 핫플이라서 좀 인기가 수그러들면 오거나, 확실히 갖고 싶은 게 있을 때 빨리 사고 나가는 용도로 들를 만하다 싶었다. 아님 아예 밤에 오면 나을까? 




책 큐레이팅을 보면, 독립서적은 안 보였던 것 같고, 베스트셀러나 젊은 층이 좋아하는 감성류의 책들이 많았던 것 같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들 많았음). 대부분 대형출판사 쪽의 디자인도 예쁘고, 트렌디한 서적이었고, 간간이 외국 서적들도 보여서 구경하기는 좋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실은 동네에 서점이 생긴 게 너무 좋긴 하다. ㅠㅠㅠ 심심할 때 이렇게 바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생기다니! 여기만큼은 자주 갈 것 같다. 




아크앤북을 나오면 요렇게 복도가 나오는데, 걷는 데 좀 무섭..ㅎ 서점 창에는 어울리는 책의 구절들을 써둔 것이 좋았다. 서점은 역시 감성. 


원래 임뚱이랑 계획했을 때는, 성수연방의 모든 매장을 둘러보고, 창화당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오니 사람이 많아서 창화당은 대기를 걸어야 됐고, 인덱스카라멜은 그렇게 궁금하지 않은 곳이었고, 성수연방 중에서도 가장 핫해 보였던 카페 천상가옥은, 가면 왠지 헬일 것 같아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다. 핫한데 가고 싶지만, 사람들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ㅎㅎㅎㅎㅎ 결국 두 군데만 보고 나와버렸다. 




핫하다 해서 기대했지만, 성수연방을 처음 가본 느낌은 좀 어수선하다에 가까웠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기엔 좀 버거운? 예쁘게 꾸미긴 했으나 아직 겨울이라 빛을 못 발하는 느낌도 있었다. 봄이나 여름쯤에 오면 장난 아닐 듯. 


늘 느끼는 거지만, 지금까지 가본 핫하다는 성수동 매장들은 명성 대비 좀처럼 만족시키는 곳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성수연방'만을 생각하고 멀리서 온다면 실망하기 쉬울 듯. 서울숲 쪽이 아직은 볼 게 많고, 여유롭고 더 나아보여...ㅠㅠㅠ 여기는 더 발전할 때까지 기다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