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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 안 하던 짓하기

일상 : 안 하던 짓하기 



-2019.2.27/3.1/3.2


넓지도 않은 집인데, 집에 오면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상태였다. 살림에 대해선 일절 관심도 없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었으니까.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돼' 하는 생각을 하던 중 '미니멀라이프'라는 것에 뒤늦게 관심이 생겼다. 물건들을 최소한으로 소유한다는 것인데, 개념은 알아도 아직 모조리 다 포기하기엔 일말의 허세랄까, 아까움이랄까. 그런 게 있어서 곧바로 시작하진 못하고 있다. 


대신 집에 있는 불필요한 것들을 일단 줄이기로 했다. 이 사진들이 그 증거. 쓰지도 않으면서 치우지 않은 제품들도 버리고, 냉장고 뒤져서 절대 안 먹을 것들도 좀 버리고, 하는 김에 청소도 좀 했다. 책도 우선적으로 버리라는데, 아까워서 겨우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걸 골랐더니 요 정도가 나왔다. 여기서 몇 개 더해서 yes 바이백을 신청해둔 상태. 그다음 옷장에서 버릴 옷들도 꺼냈고, 뒤죽박죽 제멋대로 쌓아둔 옷들도 색별로 정리해두었다. 봄맞이 겸 했는데, 이제는 옷장 문을 열면 깔끔히 정리된 옷이 맞아주어서 기분이 좋다. 몸으로 하는 일은 감정을 배신하지 않는 것 같다. 정직해.  




-2019.3.4


안 하던 짓 두 번째. 내 휴대폰의 어플 중 가장 많이 쓰는 것 중 하나가 '배달의 민족'이다(끊으려고 했지만 아직도 끊지 못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또 요리를 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리는 게 너무 싫어서 매일같이 배달 음식으로 때우거나, 아니면 인스턴트로 대충 먹었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친구들이 직접 요리도 하고(이들도 바쁜데) 그런 걸 보니 내가 너무 안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뭐든 해야 느는데, 안 하니까 안 늘고, 안 느니까 안 하고의 무한 반복. 


워낙 아무것도 안 해본 사람이라 처음부터 대단한 거 하긴 그렇고, 샌드위치메이커로 샌드위치를 만들어봤다. 작년 생일에 받은 건데, 거의 일 년만에 처음 개봉. 샌드위치는 웬만해선 망하지 않는 요리라 맛있게 먹었다-  




-2019.3.5


전날의 샌드위치에 자신감을 얻어 에어프라이어로 삼겹살을 해보기로 했다. 180도에 7분씩 앞뒤로 구워주어야 한다는 얘길 들었는데, 7분을 익혔는데, 별로 안 익었길래 10분 했다가 바짝 쪼그라 들었다. 삼겹살이 이렇게 바삭바삭한 음식일 줄은.. 결국 반은 프라이팬으로 굽는 원래 방식으로 돌아갔다. 반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먹는 데엔 지장이 없었고, 맛있었다. 


통마늘, 오이고추, 깻잎까지 다 챙겨서 했는데, 생각보다 착착- 시간대로 진행해서 예상보다는 빨리 먹었다. 그렇지만 역시 8시 넘어서 먹어서 소화시키느라 너무 힘들었음. 보람은 있는데, 평일엔 손 많이 가는 음식 계속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그래도 간만에 신혼 느낌 났달까. 




-2019.3.14


최근 청소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어서 평소에도 임뚱한테 잔소리를 하고는 있지만, 더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대략 설거지, 청소기, 기타 등등을 맡고, 임뚱은 욕실과 세탁을 맡고 있다. 아무래도 나 때문에 책임감이 더해졌는지 요번에 장비까지 구입했다. 인스타랑 유튜브 광고 같은 데서 자주 본 제품 같은데, 뿌려두면 거품이 올라오고 알아서 때가 빠진다는 그 제품. 무려 4통을 사다놨는데 첫 효과는 생각보다 없었다. 가만히 오래 기다려야 했던 것인지, 몇 분 가지고는 광고에서 봤던 것만큼의 효과는 없다. 그래도 둘이서 청소(=깔끔한 집관리)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건 좋은 일. 




-2019.3.14/3.9


커피 없이는 살아도 콜라 없이는 못 사는 1인. 그런데 최근 콜라 말고 빠진 게 있는데, 요구르트. 최근에 우유를 사면서 덤으로 주는 요구르트를 아침에 샤워를 하고 딱 마셨는데,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그래서 편의점에서 2+1 같은 걸로 열심히 사서 마시는 중. 콜라보다 나은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거에 빠졌음. 


나머지 사진은 주말의 점저. 비빔면에 계란이랑 깻잎 올려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원래 같으면 그냥 먹을 텐데, 나름 집에 있는 재료를 얹어 보기 시작. 보통 비빔면에 오이를 얹어봤지 깻잎은 처음인데 의외로 향이 풍부해져서 맛에 깊이가 생기는 듯했다. 저녁은 성수 맛집인 미정이네서 배달의민족 어플로 시킨 오징어볶음, 제육볶음. 이로써 이 집의 메인 메뉴는 다 맛본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