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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편집자

[편집자노트] 이런 날도 있어야지 [편집자노트] 이런 날도 있어야지 좀 늦은 이야기. 지난달에 마감을 했다. 대략 두어 달 정도를 온 신경을 사로잡았던 책이 끝난 것이다. 나는 보통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분리하지 못하는 편이라, 마감이 다가올수록 고통을 꽤 크게 받는 편이다. 일명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 그래서 스스로 일하는 시간 외에는 '메일을 열지 말자'고 매번 다짐하는데, 아직까지는 소용이 없다. 끝내 메일을 열고 후회를 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렇게 고통스러운 가운데도, 언제나 끝은 있기 마련이라, 어느새 인쇄소에 최종 파일을 넘기고, 무사히 책의 형태로 내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대부분은 무사히). 그렇게 내 손에 완성본이 들리면, '이제 끝났구나' 하고 기쁜 마음보다는 오히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복잡한 심경.. 더보기
[편집자노트] 2018 편집부 첫 회식 [편집자노트] 2018 편집부 첫 회식 지난 20일, 편집부 직원들하고 첫 회식을 가졌다. 퇴근하면 개인 시간을 가져야 할 텐데,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해도 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다들 괜찮다고 해줘서 이루어졌다. 올해에 들어와서 열심히 적응 중인 두 사람이랑 좀 더 친해져서, 힘들면 힘들다, 좋으면 좋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더 즐거운 자리가 되었다. 일단 장소는 셋에게 가장 가깝고, 회사 주변이랑 다른 분위기가 나는 건대로 정했다. 저녁은 마라샹궈를 먹었는데, 향신료 냄새에 약한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곳 마라샹궈는 각자 취향에 맞게 이것저것 재료를 냄비에 넣고, 나중에 양념이랑 볶아주는 형식. 가장 덜 매운 것도 좀 맵지만, 맛있었다(그래서 또 감). 저녁을 먹.. 더보기
《출판하는 마음》 - 은유 출판하는 마음 - 은유 언젠가 기사로 이란 책을 알게 되었다. 심플한 그림의 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그저 출판인을 위한 책이라는 것에 끌렸다. 보통 책은 독자들에게 '작가'가 부각되기 마련이고, 책 뒤의 수많은 이들의 노력은 감추어진다. 개인적으로 편집자 일을 하면서 부각되길 바라는 마음은 없지만, 정말 만드는 이들이 꽁꽁 숨어 있다 보니 대체 다른 출판사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출판과 관련된 책을 찾아 읽거나 sns를 통해 알음알음 정보를 얻곤 했지만, 그것도 한계는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출판인 10인을 인터뷰한 이 책을 만났다. 우연히 들어간 작은 책방에 보란듯이 이 책이 놓여 있었는데, 다른 어떤 책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평소 마음에.. 더보기
[편집후기] 소소동경(小小東京) [편집후기] 소소동경(小小東京) 도쿄에서 마주한 일상의 다정한 순간들 1. 이 책의 가제는 '한여름의 도쿄'. 계절적인 한정도 아쉽고, 원고도 좀 더 일상적인, 다양한 이야기가 더해졌기 때문에 '도쿄'와 '일상'에 포인트를 두기로 했다. 제목도 그 두 가지를 아우르면서, 감성적인 느낌이 나는 '소소동경'으로 잡았다. 도쿄라는 명칭이 흔하지만, 그보다 생경한 '동경'이 또다른 느낌을 줄 거라 생각했다. 동경(東京)이 아니라 동경한다의 그 동경(憧憬)과도 중의적인 의미를 주고 싶었다. 2. 사진이 청량하고 깨끗했다. 디자인으로 복잡하게 장식을 더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진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데 힘썼다. 사진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종이는 백지, 디자인도 시원하게 폈다. 처음엔 148*210 판형보다 .. 더보기
[편집자노트] 출판마케팅 강의를 듣고 [편집자노트] 출판마케팅 강의를 듣고 지난달에 감리를 다녀오던 중이었던가? 갑자기 출판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대표님과 하다가 위즈덤하우스의 마케팅 방식을 들을 수 있는 강의가 하나 있다고 알려주셨다. 들을 생각이 있느냐는 말씀에 원래 이런저런 출판계 이야기를 들으러 다니는 걸 좋아해서 가겠다고 했다. 그후 몇 주가 흐르고, 마케팅 팀하고 같이 강의를 들으러 가게 되었다. 이날 강좌의 정식 명칭은 '출판 실무자들을 위한 핫이슈 출판강좌'. 강의 참석자들에게 제공되는 간식거리도 미리미리 챙기고, 가장 무난한 뒷줄, 구석진 자리를 골라 앉았다. 일찍 갔던 터라 우리가 도착했을 때만 해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이후에는 아무래도 출판계의 강자인 위즈덤하우스의 마케팅 노하우를 듣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예.. 더보기
[편집자노트] 일하다가 이것저것 [편집자노트] 일하다가 이것저것 1체감 우리 직원들의 90%는 애용하는 것 같은 회사 아래 단골 카페. 금요일마다 같은 팀끼리 점심을 먹는데, 사무실로 바로 돌아가긴 왠지 섭섭해서 다같이 카페로. 각자 취향의 커피를 고른 다음엔, 점심 한정 수다를 떤다. 모두 '책'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라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 요즘엔 뭐가 좋은지, 다른 출판사의 일하는 방식이 어떻다든지가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일 얘기뿐이라 다들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 2마감하고 쉴 틈 없이 곧바로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중이라서 그런지 스스로 정신이 없구나를 아주 잘 느끼는 요즘. 온몸에 '정신없음'을 드러내는 징표를 매일 하나씩 새기고 있다. 사진이 바로 그것. 손바닥과 손목에 빨간 잉크가 예술.. 더보기
[편집후기] 프라하 셀프트래블(2018 개정판) [편집후기]프라하 셀프트래블(2018 개정판) 누구나 사랑에 빠질 법한 로맨틱한 도시, 프라하 #이번 책을 만들면서 프라하 가이드북을 처음 만들었던 게 벌써 5년 전이다. 그간 큰 개정을 2번 했고, 이번 달에 최신개정판이 나오게 되었다. 프라하 가이드북은 당시에도 경쟁서가 별로 없었는데, 여전히 그리 많지는 않다. 아무래도 유럽은 한 곳보다는 여러 곳을 묶어 돌기 때문일 텐데,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프라하 한 곳만을 세심히 담아낸 이 책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그동안 내가 편집했던 유럽 책들은 모두 한 작가님과 만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작가님과 작업을 하면 나도 모르게 그 나라에 푹 빠져버리게 된다. 그리고 세세하게 이런 곳이 있었구나, 이런 게 유명하구나 하고 끊임없이 배우게 된다. .. 더보기
[편집자노트] 5월 신간, 인쇄 감리 후기 [편집자노트] 5월 신간, 인쇄 감리 후기 후다닥 5월에 출간 예정이었던 신간을 마감하고, 다음 날 파주로 감리를 갔다. 감리는 외서 검토부터 1~3교를 거치는 지난한 과정들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모든 고민을 끝내고 결과물로 나오는 걸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라 이제 곧 책이 나온다는 실감이 제일 난다. 거기다 이럴 때가 아니면 크게 갈 일이 없는 파주인쇄소를 들른다는 것도 좋고, 이때만큼은 색알못 편집자인 나 대신 디자이너가 꼼꼼히 봐주는 시간이어서 상대적으로 부담도 적다. 감리를 보러 올 때 디자이너는 의도한 색상이 출력한 것과 같은지 살펴본다. 보통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으면 계속해서 시험 출력을 하게 되는데, 이날은 '색이 잘 나올까?'란 우려 따윈 가볍게 누르듯, 처음 본 색부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