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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

유후인, 긴린코 호수 유후인, 긴린코 호수 료칸에서 온천도 하고, 배터지게 샤브샤브도 먹고, 다음 날을 맞이했다. 정갈했던 자리는 온 데 간 데 없고, tv를 틀어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국내를 흔들었던 최순실 사태는 일본에서도 역시나 엄청난 특종인 듯했고,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이야기들로 넘쳤다. 안팎으로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사건이다, 정말. 이후 조식까지 챙겨먹고, 긴린코 호수로 산책을 나설 준비를 했다. 임뚱이 좀 더 늦게 나와서 혼자 숙소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 나무도 보고, 우리가 묵은 객실 앞도 보고. 우리가 묵었던 객실은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있는 곳인데, 외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세이안 료칸에서 내리막을 따라 죽 걸으면 요런 풍경이 펼쳐진다. 시골스러운 정경. 이대로 횡단보도를 건너 앞으로 죽 .. 더보기
성수동 카페, GATE20 성수동 카페, GATE20 집 앞에 있는 카페, GATE20. 어쩌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할 때 힐끔힐끔 눈길이 가던 곳이었다. 주변 분위기와는 동떨어지게 이 카페만 심플한 외관을 하고 있고, 분위기도 조용해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저 카페도 가봐야 되는데'하고 생각을 지나갈 때마다 많이 했었다. 그런데 막상 카페를 갈 일이 생기면 한강과 가까운 이곳보다는 성수역 근처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그러다가 동생이 서울로 온 김에 가볍게 한강을 들르기로 하고, 이 카페에 들렀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꽤 카페는 넓었다. 너무 좁은 카페면 책을 읽거나 하면서 오랜 시간 있기 힘들겠다란 생각에 못 왔던 곳인데, 이렇게 넓은 곳일 줄이야. 그리고 우리가 들렀을 즈음엔 한강에서 자전거 타고 잠깐 쉬러 오.. 더보기
건대, 케밥인(Kebab Inn) 건대, 케밥인(Kebab Inn) 1차로 곱장전골을 먹고서, 뭔가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허기로 인해(그렇게 먹고, 또) 케밥을 집에 싸가기로 했다. 건대는 보다보면 가게들의 업종변경이 진짜 빠른데, 케밥인이 생기기 전엔 쌀국수를 팔던 걸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론 쌀국수보다는 케밥이 좀 더 건대에서는 먹히지 않을까, 하고 내심 생각하고 있다. 제대로 된 식사를 먹기에는 쌀국수는 좀 부족할 거 같고, 오히려 식사가 아닌 간식용으로 먹을 케밥이 더 괜찮을 것 같은 느낌. 그리하여 들르게 된 이곳, 케밥인. 임뚱은 이미 먹어본 적이 있고, 나는 이곳 케밥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먹고도 감자튀김이 딸린 세트메뉴에 눈이 가는 나였지만, 워워- 자제하기로 하고, 단품 케밥을 먹기로 했다. 임뚱 말로는 닭고기보단 소고기가.. 더보기
건대 곱창집, 신메뉴에 도전하다 건대 곱창집, 신메뉴에 도전하다 오래간만에 쇼핑을 마치니 9시가 되었다. 남들에게는 이제 2차가 시작될지도 모르는 어정쩡한 시간. 뭐 먹지, 라는 늘 고민하는 명제를 안고서 길을 걸었다. 자주 가는 '순곱이네 곱창전골'을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역시나 시간대가 왠지 위험하다 싶었는데, 매장 앞에는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기다려서 먹기는 싫고, 곱창전골은 먹고 싶은 그런 때, 곱창집의 '신메뉴 곱창전골'이라는 게 눈에 보였다(순곱이네랑 5분 정도 거리일까). 우리도 이젠 새로운 집도 뚫어보자 싶어서 냉큼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홀도 엄청 넓고, 그 안쪽으로 또 다른 공간도 더 있었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 거기에 얼큰하게 취한(혹은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 더보기
레노마 셔츠, 원더플레이스 티셔츠 구매후기 레노마 셔츠, 원더플레이스 티셔츠 구매후기 내가 갖고 싶은 것만 사는 요즘. 나만 좋은 걸 했더니 임뚱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임뚱도 봄이 다가오니 옷도 좀 필요할 것 같아서 건대로 가보기로 했다. 필요한 건 기본 셔츠랑 편하게 입을 봄옷 정도. 뭐, 대단한 걸 사는 건 아니라서 탑텐이나 스파오 정도를 생각했는데, 그러다가 거기도 가기 전에 다른 데서 이미 다 사버렸다. 맨처음 스타시티 지하로 갔더니, 남자셔츠를 파는 매대가 보였다. '레노마 셔츠'라고 정가가 10만원이 넘는데, 토요일과 일요일 딱 이틀만 특별 세일을 한다고 했다. 우리가 뭘 아나, 그렇게 말하면 그런 거지. 거기에 혹해서 임뚱하고 원하는 디자인을 고르기 시작했다. 흰 셔츠랑, 흐릿한 줄이 있는 셔츠, 어두운 체크셔츠. 이 세 개를 저렴한.. 더보기
결혼한복 준비하기(신라주단) 결혼한복 준비하기(신라주단) 결혼식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동두천으로 한복을 보러 갔다. 정보를 찾아보니 예비부부들은 종로나 청담동을 찾는다고 들었는데, 아빠가 아시는 분이 한복집을 하고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혹시 일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일단 가고 나니 질문도 편하게 하고, 옷도 잘 입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일일이 발품팔아 매장들을 둘러보지 않아도 되니 1시간 만에 결정을 해서 속시원했다(어차피 결혼식도 의정부라서 식전에 준비하기에도 좋고). 보통 한복을 고를 때 대여할지, 살지 고민하게 된다는데, 우리는 앞으로 한복을 입을 일도 없을 거고, 관리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서 '대여'로 결정했다. 이날 대여하기로 한 옷은 총 3벌인데, 엄마랑.. 더보기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 미시마 쿠니히로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 미시마 쿠니히로 가만히 있다가 얼결에 선물받은 . 아끼는 후배 ES씨가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책이었다며 수줍게 가방에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과연, 몇 년을 같이 일했더니 내 취향을 너무 잘 안다. 안 그래도 이 책이 나오자마자 독특한 방식으로 업계에서 살아 남은 일본의 소출판사라 해서 궁금했었고, 혹여 잊을까 캡처까지 해두었는데 그 책이 이렇게 내 손에 닿을 줄이야. 실물로 받고서 얼마나 좋아라 했는지 그날을 떠올리면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책제목 , 부제 '작지만 강한 출판사 미시마샤의 5년간의 성장기'라는 것처럼 이 책은 출판편집자로 일하던 저자 미시마 쿠니히로가 자신의 이름을 건 미시마샤 출판사를 세우고, 그간 어떤 방식으로 출판사를 운영해왔는지 독특한 경험담을 들려.. 더보기
의미있는 백수되기 벌써 4월하고 2일이다.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정말 잘도 간다. 자발적 백수가 된 이후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겠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결혼식을 같이 준비하다 보니까 이래저래 사람을 만날 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내게 의미 있었던 '퇴사'라는 일은 빠르게 흘러가는 듯했고, 어느새 몸도, 마음도 달라진 생활패턴에 적응하고 있었다. 확실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카페를, 쇼핑을, 책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이전의 생활보다 편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내 시련으로, 생각지 못했던 이들이 나를 아끼고 있었음을 느끼는 일도 더러 있어서 마음이 충만해지는 나날이었다. 좋아, 좋아. 그런데, 언제까지고 이 편안한 생활만 누릴 수는 없는 일. 마음이 힘들었다는 이유로 아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