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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 B.A. 패리스 브레이크 다운 - B.A. 패리스 소설의 제목인 '브레이크 다운(break down)'은 '고장'이라는 뜻을 나타내는데, 나아가 'nervous break down'은 신경쇠약을 가리킨다. 굉장히 직설적인 제목이다. 교사 일도 즐겁고, 사랑하는 남편도 둔 완벽한 생활을 보내는 캐시. 하지만 그녀에겐 남 모르는 '불안'이 있다. 자신의 엄마처럼 언젠가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좀 이상하다. 친구에게 주기로 한 생일선물이 기억나지 않고, 이웃 부부를 초대한 것도 깜빡한다. 거기다 얼마 전 폭우가 쏟아지던 밤, 차창 밖으로 보았던 여자가 다음 날 시신으로 발견되고,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는 수상한 전화까지 걸려온다. 갑자기 날아든 공포와 스트레스, 의심. 자신도 믿을 수 없고, 가족.. 더보기
《십자 저택의 피에로》 - 히가시노 게이고 십자 저택의 피에로 - 히가시노 게이고 여름은 아무래도 '장르소설'만 한 게 없어서 최근 몇 권을 질렀다. 그중 가장 먼저 손을 뻗친 게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너무 많이 읽어서 이제는 좀 피해야지,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이만큼 믿을 만한 책을 또 찾는 건 어려운 일. 읽으려고 산 여러 권의 책 중 부담없이 가볍게 시작하기에 좋고, 왠지 마무리도 깔끔할 것 같아서 이 책부터 읽었는데 괜찮은 선택이었다. 책리뷰를 쓸 때마다 여러 번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 작품을 좋아한다. 기본적인 트릭과 드라마틱한 인물 관계를 갖고 있으며, 어쩐지 영화보다는 연극에 가까운 느낌이 그렇다. 역시 1989년 작품이라 그런 느낌이 통하는 부분이 있다. 비슷한 풍으로 , , 이 있다. 는 .. 더보기
《누구》 - 아사이 료 누구 - 아사이 료 어디서 보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책 소개를 본 순간 '아, 이 책은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반짝이는 신간에 가려 이 책에 손을 뻗치는 데는 좀 오래 걸렸다. 아마 우연히 들렀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 속도는 더 늦었으리라. 중고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때는 '깨끗한가'를 기준으로 여부를 결정한다. 다행히 읽고 싶었던 책이 '멀쩡'했으므로 망설임없이 내 가방에 안착할 수 있었다. ”너, 실은 나를 비웃고 있지?” 이 문장 하나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센지 가늠할 수 있다. 책의 배경은 일본, 취업활동을 하면서 SNS로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드러내는 젊은 대학생 5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취업에 별달리 생각이 없는 분위기메이커.. 더보기
여름에 읽기 좋은 장르소설 책 리스트* 여름에 읽기 좋은 장르소설 책 리스트* 기존에 샀던 게 에세이 쪽이었는데, 날씨가 더워지니 문장 하나를 곱씹으며 읽으려니 좀 고역이었다. 좀 더 속도감 있게 팍팍, 읽어나가고 싶어 장르소설로만 골랐다. 즉흥적으로 고르긴 했는데, 원래 좋아하는 분야라 그런지 표지만 봐도 기분이 좋아져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인 듯. 최근 하나씩, 하나씩 책을 지르고 있다. '7월 책 리스트' 포스팅도 쓴 지 얼마가 되지 않았는데, 그 사이 못 참고 책을 또 4권을 질렀다. 스트레스가 쌓여서 뭐라도 질러야겠는데, 가성비 만만한 게 책이라..(헿) 1. , B.A. 패리스, 아르테 눈에 띄는 장르소설이 없었는데 '훅' 들어온 책. 알고 보니 이전에 재밌게 읽었던 의 신작이라고. 전작이 완성도가 아주 높다고 표현할 만한 책은 아니.. 더보기
2018, 7월의 책 리스트* 2018, 7월의 책 리스트* 1월, 4월 그리고 지금은 7월. 원래 내 계획대로라면 다달이 책 리스트를 올리는 건데,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 바빴다는 것도 한몫했지만, 책만큼 재미난 것들에 빠져버려서 좀체 진도가 나질 않았다. 책을 구입하는 속도와 읽는 속도가 맞질 않으니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 가운데에서 사지 않곤(혹은 읽지 않곤) 못 배겼던 책이 바로 이것들. 1. ,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소확행'이라는 말이 실은 하루키 에세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길 듣고, 궁금했다. 하지만 내 돈 주고 사기엔 도무지 내키지 않는 표지 때문에 망설이던 차 후배가 빌려주었다. 지금 여기에 써두는 책들 중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어서 제일 빨리 읽었고(이것도 몇 주 걸림), 리뷰도 금방 썼을 정도.. 더보기
《작지만 확실한 행복》 - 무라카미 하루키 작지만 확실한 행복 - 무라카미 하루키 어느 순간 '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뜻의 욜로가 유행이었다. 사람들의 입에 그 단어가 줄기차게 오르내리다, 의미가 변질되기 시작하더니 그 뒤를 이어 나온 것이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에서 따온 말이라고. 큰 돈이 들지 않고, 때로는 남들은 이해 못할 일이라도 자신의 행복을 확실하게 높여줄 만한 일을 의미하는 듯하다. 이를테면 퇴근 후 마시는 맥주, 다이어리를 꾸밀 예쁜 스티커를 수집하는 일, 잠자기 전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 같은 것들. '소확행, 소확행' 하는 말들을 자주 듣다 보니, 그 시작이 된 오래된 에세이 이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1997년에 나온 초판이나, 2015년에 나온 .. 더보기
[편집자노트] 이런 날도 있어야지 [편집자노트] 이런 날도 있어야지 좀 늦은 이야기. 지난달에 마감을 했다. 대략 두어 달 정도를 온 신경을 사로잡았던 책이 끝난 것이다. 나는 보통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분리하지 못하는 편이라, 마감이 다가올수록 고통을 꽤 크게 받는 편이다. 일명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 그래서 스스로 일하는 시간 외에는 '메일을 열지 말자'고 매번 다짐하는데, 아직까지는 소용이 없다. 끝내 메일을 열고 후회를 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렇게 고통스러운 가운데도, 언제나 끝은 있기 마련이라, 어느새 인쇄소에 최종 파일을 넘기고, 무사히 책의 형태로 내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대부분은 무사히). 그렇게 내 손에 완성본이 들리면, '이제 끝났구나' 하고 기쁜 마음보다는 오히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복잡한 심경.. 더보기
[편집자노트] 2018 편집부 첫 회식 [편집자노트] 2018 편집부 첫 회식 지난 20일, 편집부 직원들하고 첫 회식을 가졌다. 퇴근하면 개인 시간을 가져야 할 텐데,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해도 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 다들 괜찮다고 해줘서 이루어졌다. 올해에 들어와서 열심히 적응 중인 두 사람이랑 좀 더 친해져서, 힘들면 힘들다, 좋으면 좋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더 즐거운 자리가 되었다. 일단 장소는 셋에게 가장 가깝고, 회사 주변이랑 다른 분위기가 나는 건대로 정했다. 저녁은 마라샹궈를 먹었는데, 향신료 냄새에 약한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곳 마라샹궈는 각자 취향에 맞게 이것저것 재료를 냄비에 넣고, 나중에 양념이랑 볶아주는 형식. 가장 덜 매운 것도 좀 맵지만, 맛있었다(그래서 또 감). 저녁을 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