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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대리사회》 : 김민섭 《대리사회》 : 김민섭 SY를 만난 날, 자연스럽게 나왔던 책이야기에 입이 닳도록 칭찬해준 책이 하나 있었으니, 그 이름 다. 저자 김민섭은 라는 책으로, 대학의 현실을 낱낱이 고백하면서 일약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아직 읽진 못했으나, 그런 책이 나왔다더라는 건 알고 있었으니 이름 없는 저자의 처녀작 치고는 꽤 훌륭하게 먹힌(?)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발이 현실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거나, 주변의 동료(혹은 동류)들에게 응원을 받으리라 생각했는데, 주체도 아닌 그들이 대학의 입장을 대리하면서 그는 허탈감을 느끼고 만다. 그 길로 그는 8년 동안 조교로, 시간강사로 몸담았던 대학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밤의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대리기사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글을 써나가기로 마음 먹는다. 그러니까 는 .. 더보기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마스다 미리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마스다 미리 집에 있으니 할 일도 없고, 오랜만에 도서관에나 가볼까, 하고 찾아갔다. 읽을 책은 언제나 많지만 도서관에서 책장 가득 있는 책을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서점의 매대(광고)와 다르게 공정하게 책을 볼 수 있어서 정말 내 취향을 골라올 수 있다. 이전에 궁금했던 책들이 좀 있어서 리스트업해서 갔다가 마침 내 눈높이와 맞는 책장에 마스다 미리 책이 놓여 있었다. 최근 속편이 나온 걸 보고 사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이 책도 아직 안 읽었으니 이것부터 읽자, 하고 데려왔다. 제목도 귀여운 는 160쪽밖에 안 되는 아주 얇은 만화에세이다. 책을 펼치면 시작부터 귀여운 그림이 독자를 맞는다. 수짱 캐릭터가 더 좋긴 한데, 이 그림은 에 나오는 초창기 캐릭터를 담은 .. 더보기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파울로 코엘료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 좋은 책이었다. 별다른 기대나 정보가 없이 읽어서였을까? 내용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진행됐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메시지는 아주 강렬했다. 이전에 를 읽었지만, 그때는 이렇게 큰 여운을 받지 못해서 파울로 코엘료의 다른 책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읽은 이 책으로 나는 그를 재평가하게 되었다. 단순한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던 이 책이 인생에 대한 이런 심오한 내용을 담았을 줄이야. 표지 날개에는 저자인 파울로 코엘료의 저자소개와 함께 가 인간의 광기와 생에 대한 열정을 다룬 소설이며, 작가 자신이 젊은 시절 정신병원에서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알리고 있다.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으로 자살을 결심한 젊은 .. 더보기
《계속하게 만드는 하루관리 습관》 : 케빈 크루즈 《계속하게 만드는 하루관리 습관》 : 케빈 크루즈 점심,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남는 시간에 교보에 들렀다. 신간들을 보고 싶기도 했고, 맘에 드는 책 하나 발견하면 카페에서 읽으면서 시간 좀 보내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이즈음 소설에는 잠시 물렸고, 읽고서 깨달은 바가 있어서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책이었으면 하고 바랐다(자존감, 습관, 성취 같은). 책읽는수요일에서 나온 이라는 책도 마음에 들었지만, 진열되어 있는 책들이 다 일부가 찢어져 있어 다른 책을 열심히 골랐다. 그렇게 고른 책이 이었다. 에세이 혹은 심리학 책을 사리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기계발을 골랐다. 최근 '작은 성취'를 스스로 적고, 그것들을 실행하면서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었는데, 이 책 역시 시간관리의.. 더보기
《자존감 수업》 : 윤홍균 《자존감 수업》 : 윤홍균 오랜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 베스트셀러는 독자가 아닌 출판사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도 하고, '자존감'이라는 이른바 팔리는 키워드로 대충 써 만든 책은 아닐까, 하고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인기가 많아지면서 더욱더 피하게 된 책이었는데, 대중적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책을 편집자(휴업상태지만)로서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생각과 나를 좀 더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에 읽기로 했다. 도쿄여행을 가기 전날 밤에 싱숭생숭 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까지 잠을 못 잤다. 기대했던 것보다 글도 촘촘하고, 사례나 사고 과정이 충분히 쓰여 있었다. 이런 책일수록 급하게 읽기보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고 싶어, 생각하고 또.. 더보기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 미시마 쿠니히로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 미시마 쿠니히로 가만히 있다가 얼결에 선물받은 . 아끼는 후배 ES씨가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책이었다며 수줍게 가방에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과연, 몇 년을 같이 일했더니 내 취향을 너무 잘 안다. 안 그래도 이 책이 나오자마자 독특한 방식으로 업계에서 살아 남은 일본의 소출판사라 해서 궁금했었고, 혹여 잊을까 캡처까지 해두었는데 그 책이 이렇게 내 손에 닿을 줄이야. 실물로 받고서 얼마나 좋아라 했는지 그날을 떠올리면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책제목 , 부제 '작지만 강한 출판사 미시마샤의 5년간의 성장기'라는 것처럼 이 책은 출판편집자로 일하던 저자 미시마 쿠니히로가 자신의 이름을 건 미시마샤 출판사를 세우고, 그간 어떤 방식으로 출판사를 운영해왔는지 독특한 경험담을 들려.. 더보기
《자유로울 것》 : 임경선 《자유로울 것》 : 임경선 책을 고르기 전에 내가 가장 먼저 신경쓰는 것들이 있다. 책의 형태(양장이냐, 무선이냐), 디자인, 제목, 작가, 출판사브랜드. 내가 편집자이(였)기 때문인지, 그냥 유별난 독자이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책이 내용이 중요하지 그런 것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취향이 이러니, 취향은 존중해주시죠).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게 언젠간 살 수밖에 없는 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부분들에서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단단한 양장에, 고급스러운 디자인, 정말 기가 막히다 싶은 심플함 그 자체 '자유로울 것', 작가의 글은 이미 전작을 통해 증명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언젠가 살 것이 분명했던 이 책을 지금 읽게 된.. 더보기
《데드맨》 : 가와이 간지 《데드맨》 : 가와이 간지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섬뜩할 정도로 잔인하면서도 애처로운 미스터리 소설, 데뷔작으로 독자들을 압도하는 천재 작가의 탄생……. 이 수식어는 모두 가와이 간지와 그의 데뷔작 을 가리키는 말이다. 국내에 출간된 것은 2013년 11월이지만, 여전히 온라인 서점 장르소설 부문에서 베스트셀러에 랭크돼 있는 소설이다. 대체 이 소설이 어떻게 쓰였길래, 이렇게 찬사를 받는 걸까, 궁금증이 꿈틀. 거기에 내가 아는 작가의 스펙트럼도 넓히고 싶단 이유로 이 소설을 읽기로 했다. "자, 이제 퀴즈예요. 머리만 남아 되살아난 당신은 누구 것이죠? 아니, 당신은 대체 누구일까요?" '데드맨'='죽은남자'를 가리키는 제목에, 앞에 써놓은 것처럼 꽤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이 .. 더보기